6070만 달러 수수료 몰린 디파이…비금융 블록체인 운명은
2026/02/10

비금융용 블록체인이 실패했는지를 두고 a16z와 드래곤플라이 등 VC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수수료 6070만 달러가 금융 서비스에 집중된 가운데, 비금융은 장기 베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6070만 달러 수수료 몰린 디파이…'비금융 블록체인' 운명은 / TokenPost.ai

6070만 달러 수수료 몰린 디파이…'비금융 블록체인' 운명은 / TokenPost.ai

암호화폐 산업의 ‘비금융’ 분야가 정말 실패한 것일까. 블록체인 벤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질문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투자자의 수요 부족과 제품-시장 부적합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논쟁의 발단은 지난 금요일 크리스 딕슨이 작성한 한 칼럼이었다. a16z 크립토의 매니징 파트너인 그는 칼럼에서 “오랜 시간 이어진 스캠, 착취적 행태, 그리고 규제 기관의 공격”이 비금융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가로막았다고 진단했다. 그가 언급한 분야는 탈중앙 SNS, 디지털 신원 관리, 탈중앙 미디어 스트리밍, 디지털 권리 관리, 웹3 게임 등이다.

이에 드래곤플라이의 매니징 파트너 하세브 쿠레시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비금융용 블록체인은 실패했다.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애초에 제품이 나빴고, 시장에서 검증받지 못했다. 게리 갠슬러나 샘 뱅크먼 프리드, 테라 때문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원인을 찾는 건 현실도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딕슨은 “a16z의 펀드는 최소 10년 간 운용된다.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벤처 펀드마다 전략이 다르며, 장기적 관점에 기반해 비금융 영역의 가능성도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벤처 투자 전략, 금융 분야 중심 vs 다양한 섹터 확대

VC 간 논쟁은 투자 전략 차이에서 비롯됐다. 드래곤플라이는 온체인 금융시스템에서 가치와 리스크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인프라 위주로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아고라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결제 인프라 스타트업 레인, 인조 달러 발행사 에테나(ENA), 1세대 레이어1 블록체인 모나드 등이 있다.

반면 a16z의 포트폴리오는 금융 프로젝트 뿐 아니라 게임, 커뮤니티, 미디어 등 비금융 웹3 생태계까지 포괄한다. 커뮤니티 프로젝트 ‘프렌즈 위드 베네피츠’, 디지털 신원 서비스 ‘월드’, 웹3 게임 플랫폼 ‘일드 길드 게임즈’ 등이 그 예다. 물론 결제 인프라와 탈중앙 거래소 유니스왑 등 금융 중심 투자도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의 니크 카터는 “VC는 2~3년 안에 자금을 집행하고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며 단기적 시장 타이밍과 수요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 중심은 여전히 금융…비금융 가능성은 ‘장기 베팅’

탈중앙화 금융(디파이)과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 수수료 수익 상위 10개 서비스는 모두 금융 분야에 속해 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최근 하루 동안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과 거래소에 지불된 수수료는 6070만 달러(약 890억 원)를 넘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우세에도 불구하고 비금융 영역을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a16z처럼 장기 전략을 추구하는 VC들은 사용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들어 실제 자산(실물 또는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RWA) 프로젝트에 VC 자금이 대거 몰렸다는 점도 변수다.

결국 비금융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보다, 뚜렷한 시장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실험이 진행 중인 분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단기 수익을 우선하는 VC와 장기 생태계 구축을 추구하는 VC 간 관점 차이가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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