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 토큰화 미국주식 담보화… 온도·체인링크, 이더리움 디파이 대출 시장 연다
2026/02/12

온도 파이낸스가 체인링크 가격 오라클을 도입해 SPYon·QQQon·TSLAon 등 토큰화 미국 주식을 이더리움 디파이에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토큰화 주식을 단순 가격 노출 상품에서 디파이 담보 인프라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3종 토큰화 미국주식 담보화… 온도·체인링크, 이더리움 디파이 대출 시장 연다 / TokenPost.ai

3종 토큰화 미국주식 담보화… 온도·체인링크, 이더리움 디파이 대출 시장 연다 / TokenPost.ai

온도(Ondo)·체인링크(LINK), 이더리움 기반 ‘미국 주식 토큰’ 담보 활용 길 열었다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가 미국 주식 토큰의 담보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체인링크(LINK) 가격 오라클을 공식 도입했다. 이로써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되는 SPYon, QQQon, TSLAon 등 토큰화 미국 주식 가격이 온체인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면서, 탈중앙금융(DeFi) 프로토콜에서 이들 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온도 측은 수요일(현지시간) 공개한 글에서 온도 글로벌마켓(Ondo Global Markets) 플랫폼이 체인링크를 공식 데이터 오라클로 통합했으며, 해당 가격 피드가 이미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오일러(Euler)’에 연동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SPYon, QQQon, TSLAon 같은 토큰화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통합의 핵심은 토큰화 주식의 온체인 ‘참조 가격’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데 있다. 체인링크 가격 피드는 원본 기초자산이 되는 미국 상장 주식 및 ETF 가격을 기반으로 하며, 배당(dividends) 등 주요 기업 행동(corporate actions)까지 반영한다. 디파이 프로토콜 입장에선 이 데이터를 토대로 담보 인정 비율, 청산 기준 등을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고, 시장 급변 시 자동 청산도 보다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온도와 체인링크의 통합은 세 가지 자산을 우선 지원한다. SPYon은 SPDR S&P 500 ETF를, QQQon은 인베스코 QQQ ETF를, TSLAon은 테슬라($TSLA) 보통주를 각각 토큰화한 상품이다. 온도는 이번 1차 지원 이후 오라클 커버리지와 프로토콜 연동 범위를 넓혀, 더 많은 미국 상장 주식과 ETF 토큰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선 별도 전문 기관이 역할을 맡는다. 온도에 따르면 새로 개설되는 대출 마켓의 담보 인자, 청산 임계값 등 주요 리스크 파라미터는 리스크 관리 전문 업체 ‘센토라(Sentora)’가 설정 및 모니터링한다. 가격 피드와 리스크 관리가 분리되면서, 투자자들은 보다 규율 있는 구조 아래에서 토큰화 주식을 디파이 담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도는 이번 체인링크 연동이 토큰화 주식 시장의 기존 한계를 정면 돌파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토큰화 주식은 주로 가격 노출과 단순 거래 수단으로 쓰였을 뿐, 디파이 생태계에선 담보 자산으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온도는 “거래소 연동 유동성에 온체인 가격 피드를 결합하면, 대출·파생상품·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디파이 상품에서 토큰화 주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발표는 2025년 10월, 온도 파이낸스와 체인링크가 체결한 파트너십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양사는 체인링크를 온도의 토큰화 주식·ETF에 대한 ‘기본 데이터 제공자’로 지정하고, 장기적으로 온체인 증권 데이터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출범한 체인링크는 온체인·오프체인 데이터를 연결하는 대표적 블록체인 오라클 네트워크로, 디파이 프로토콜의 가격 정보 인프라를 사실상 표준처럼 제공해왔다.

미국 증시 토큰화 경쟁, 전통 금융·크립토 동시 가속

온도·체인링크 협업은 미국 증시 ‘토큰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미국 규제 당국이 토큰화 증권에 대한 법·제도 틀을 점진적으로 다듬는 사이, 전통 금융사와 크립토 기업 모두가 주식과 ETF를 블록체인 상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서두르고 있다.

전통 금융 쪽에선 주요 거래소들이 직접 움직이고 있다. 나스닥은 지난해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주식을 토큰 형태로 상장·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안이 통과되면, 기존 규제 틀 안에서 상장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병행 거래하는 구조가 열릴 수 있다.

12월 11일에는 증권 예탁·결제 인프라를 담당하는 예탁결제기관(DTC)의 자회사에 대해, SEC가 ‘토큰화 서비스’ 제공을 허용하는 무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발급했다. 같은 날 SEC는 브로커-딜러들이 기존 규정하에서 토큰화 증권을 어떻게 수탁·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해석을 내놓으며 제도적 경계를 일부 명확히 했다. 이 조치는 기존에 DTC에 예탁돼 있는 증권을 대상으로, 별도 토큰화 계정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방식에 길을 터준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모회사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도 1월 19일, 토큰화 주식·ETF를 24시간 거래하고 거의 즉시 결제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규제 승인 전제이긴 하지만, 미국 대표 증권거래소가 직접 토큰화 자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크립토 플랫폼도 ‘토큰화 미국주식’ 전면 확장

크립토 업계 역시 자체 인프라와 상품을 통해 미국 주식 토큰화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크라켄, 바이비트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두 곳에 60개가 넘는 미국 주식 토큰 상품이 상장됐다. 이 상품은 백드 파이낸스(Backed Finance)의 ‘xStocks’ 브랜드로 출시됐으며, 블루칩(우량주) 중심의 미국 상장사에 대한 온체인 노출을 제공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미국 거주자는 접근할 수 없는 구조다.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도 토큰화 흐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상장 주식 약 500종을 토큰화 버전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이라는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를 공개 테스트넷으로 선보이며, 자체 온체인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로빈후드는 이 네트워크가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토큰화를 모두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24시간 거래, 셀프 커스터디, 온체인 대출 및 파생상품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통 금융사와 크립토 플랫폼이 동시에 토큰화 미국 주식 시장을 키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하나는 ‘24/7 거래·실시간 결제·프로그래머블 금융’이라는 블록체인 고유 장점을 주식·ETF 시장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고, 다른 하나는 글로벌 투자자층을 대상으로 규제 범위 안팎에서 새로운 수수료·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온도·체인링크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

온도와 체인링크의 이번 통합은 토큰화 주식이 ‘가격 노출 상품’에서 ‘담보 인프라 자산’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온도 글로벌마켓은 체인링크 오라클을 통해 온체인 데이터 신뢰도를 확보했고, 오일러와 같은 디파이 프로토콜은 이를 바탕으로 대출·레버리지 등 전통 금융 수준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일부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SEC를 비롯한 미국 규제기관이 토큰화 증권에 대한 세부 가이던스를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토큰화 주식의 투자자 보호, 관할권 문제, 증권법 적용 범위 등 쟁점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특히 미국 거주자 대상 서비스 여부, KYC·AML 요건, 수탁·결제 인프라와의 연계 방식에 따라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도·체인링크 협업은 미국 주식 토큰화가 단순한 마케팅 유행을 넘어, 실제로 디파이 담보·유동성 인프라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토큰화 증권이 안정적 온체인 가격 데이터와 규율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게 되면, 대출·파생상품·구조화 상품 등 전통 금융에서 발달한 다양한 구조가 점차 블록체인 환경으로 이식될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 미국 주식 시장은 당분간 전통 금융과 크립토 양측에서 모두 실험과 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체인링크 같은 오라클 인프라, 온도 같은 토큰화 플랫폼, 그리고 오일러를 비롯한 디파이 프로토콜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떻게 규제 틀과 접점을 찾느냐가 향후 시장 확장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