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 철수 선언… 제미니, 규제 부담에 영국·EU·호주 접는다
2026/02/12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규제 부담을 이유로 영국, EU, 호주 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미국·싱가포르 집중 전략을 택했다. 영국의 크립토 정책 혼선과 과도한 규제가 철수 배경으로 지목된다.

 3개국 철수 선언… 제미니, 규제 부담에 '영국·EU·호주' 접는다 / TokenPost.ai

3개국 철수 선언… 제미니, 규제 부담에 '영국·EU·호주' 접는다 / TokenPost.ai

제미니, 영국·EU·호주 시장 철수…규제 불확실성에 성장 멈춘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영국, 유럽연합(EU), 호주에서 철수하고 미국과 싱가포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글로벌 크립토 허브’ 목표를 내걸며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있음에도, 세계 주요 거래소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정책 방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당시 재무장관이던 리시 수낙 현 총리는 “영국을 암호자산 기술의 세계 허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금융감독청(FCA) 주도의 ‘크립토 스프린트’ 등 주요 입법 절차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제미니는 2월 5일 자 공식 발표에서 “해외 시장 확장이 어렵고 조직적 복잡성이 높아진다”며 다수 지역에서의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규율은 미완성, 비용은 과도…업계 외면 부른 규제 리스크

비트코인 정책 단체 ‘Bitcoin Policy UK’의 수지 바이올렛 워드 대표는 제미니의 철수가 FCA의 규제체계가 지나치게 길고 복잡하다는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가 여전히 과도기 상태이면서도, 시장 기회 대비 높은 준수 비용이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자본은 명확성과 확신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영국 기업들이 현재 자금세탁방지(AML) 등록, 금융 홍보 제한, 임시 가이드라인 등 ‘조각 규제(patchwork)’ 체계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규제가 보다 체계적인 프레임워크에서 명확히 제시되는 국가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FCA의 규제 전환기…시장 ‘절벽 리스크’ 우려도

영국 혁신정책단체 크립토이노베이션위원회의 로라 나바라트남 정책 총괄에 따르면, 제미니는 2020년 FCA 등록을 획득한 첫 거래소 중 하나였다. 그는 “제미니의 철수는 향후 최종 규제안을 준비 중인 정책당국에 큰 타격”이라고 밝혔다.

FCA는 오는 2026년 9월 30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5개월간 ‘승인 게이트웨이’를 운영하고, 이후 10월부터는 신규 건전성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앞두고 스테이블코인을 담당하는 FCA와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감독하는 영란은행의 관점 차이가 여전해, 제도 간 충돌 및 ‘규제 절벽(cliff edge)’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인자르(CoinJar) 거래소 아셔 탄 대표도 “자금세탁방지 등록에서 전면적 금융서비스법(FSMA) 인가 체계로의 전환은 거래소 운영에 있어 실제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다르다’…구분 없는 규제에 업계 불만

업계 일각에서는 영국 당국이 비트코인과 여타 암호자산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규제 잣대를 적용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워드는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자산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동일 규제 아래 두는 것은 잘못된 균형”이라며 “행동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설문조사를 인용해, 영국 내 암호화폐 기업들 다수가 은행 계좌 폐쇄나 서비스 거부 등 실질적 운영 난관을 겪고 있어, 자연스럽게 사업 철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규제는 글로벌 공통 이슈…“남을지 떠날지 저울질”

업계 구조조정은 지금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또한 전략 재조정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등 여러 국가에서 철수한 바 있다. 제미니의 철수 역시 이러한 세계적 흐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FCA는 ‘CP25/42’라는 이름의 새로운 규제안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해당 안은 트레이딩, 스테이킹, 중개거래 등 다양한 암호화폐 활동에 대해 건전성 요건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이번 주 목요일까지 의견수렴을 마무리 짓는다.

아셔 탄 대표는 “규제방향 자체는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영국에 남기를 원하는 기업은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기회 대비 비용이 치솟는 이 환경에서 잔류와 철수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미니는 영국 철수에 대해 별도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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