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자산이 정점 대비 반토막 난 가운데, 이더리움 ETF 투자자의 평균 손실률이 40~50%로 비트코인(약 21%)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약세와 함께 30일 기준 순유입이 상장 후 최장기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두 자산 모두 본격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0% 평가손실 Vs 21%… 현물 이더리움 ETF, 비트코인보다 더 깊은 ‘베어마켓 모드’ / TokenPost.ai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 ETF 투자자의 손실 폭이 비트코인보다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 조정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두 자산 모두 ‘베어마켓(약세장) 모드’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함께 제기됐다.
비트코인은 목요일 장중 한때 6만6,171달러(약 9,527만 원), 이더리움은 1,912달러(약 2,752만 원)까지 내려앉으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의 자금 흐름과 평가손실 규모를 분석해 투자자들이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짚었다.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자산 모두 반토막…ETH가 더 힘들다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퍼트는 현물 이더리움 ETF 보유자들이 비트코인 ETF 투자자보다 ‘더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세이퍼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ETF의 평균 매수단가(코스트 베이시스)는 약 3,500달러(약 5,037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ETH 가격이 2,000달러(약 2,878만 원)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만큼, 평균 매수 기준으로 40% 이상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저점이었던 1,736달러(약 2,497만 원) 기준으로는 최대 낙폭이 50%를 넘겼다.
비트코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비트코인은 현재 6만6,171달러(약 9,527만 원)로,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단가로 추정되는 8만4,063달러(약 1억 2,098만 원)를 밑돌고 있다. 다만 이더리움에 비해 손실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세이퍼트 추산 기준 비트코인 ETF 투자자의 평가손실 폭은 약 21% 수준으로, 이더리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같은 가격 조정 속에서 현물 ETF 자산 규모도 크게 줄었다. 현물 비트코인 ETF의 총 자산 가치는 2025년 10월 약 1,700억 달러(약 244조 6,470억 원)에서 최근 857억 6,000만 달러(약 123조 3,045억 원)로 감소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 조정과 함께 2026년 들어서만 순유출 규모가 약 20억 달러(약 2조 8,782억 원)에 달했다.
이더리움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물 이더리움 ETF 자산은 한때 305억 달러(약 43조 9,930억 원)를 웃돌았으나, 최근 112억 7,000만 달러(약 16조 2,188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ETH 가격이 2,000달러(약 2,878만 원)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평균 매수단가 3,500달러(약 5,037만 원)와의 괴리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이더리움 ETF 투자자, 큰 손실에도 묵묵히 ‘버티기’눈에 띄는 점은 높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ETF에서 대규모 ‘투매’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이퍼트는 이더리움 현물 ETF 누적 순유입 규모가 최근 감소하긴 했지만, 줄어든 금액은 약 30억 달러(약 4조 3,173억 원)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즉, 가격이 반토막 가까이 빠졌음에도 대부분의 투자자가 여전히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ETF도 상황은 비슷하다. 블룸버그의 또 다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최근 급락 국면에서 전체 비트코인 ETF 자산의 약 6%만 시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 공포에 따른 ‘공황 매도’보다는, 제한된 범위의 이익 실현과 리스크 조정이 이뤄졌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세부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 ETF로 유입되는 자금은 2025년 중반 이후 급격히 둔화됐다. 2025년 상반기에는 약 137억 달러(약 19조 7,567억 원)가 순유입됐지만, 하반기에는 76억 4,000만 달러(약 11조 9,913억 원)로 줄었다. 2026년 들어서는 오히려 누적 기준 약 20억 달러(약 2조 8,782억 원)가 빠져나가며 순유출로 돌아섰다. 2025년 7월 이후 누적 순유입 규모는 약 56억 4,000만 달러(약 8조 1,151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IBIT’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 축으로 남아 있다. IBIT 자산은 정점인 1,000억 달러(약 144조 3,910억 원)에서 현재 510억 달러(약 73조 6,394억 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600억 달러(약 86조 6,346억 원) 규모에 근접했던 ETF 가운데 하나라는 기록은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관 및 리테일 자금 모두에서 비트코인 ETF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30일 순유입, 출시 후 최장기 ‘마이너스 구간’…본격 약세장 진입 신호가격 조정과 함께 자금 흐름도 뚜렷한 약세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의 30일 단순 이동평균(SMA) 기준 순자금 흐름은 최근 90일 대부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반등 구간을 제외하면, 상장 이후 가장 길게 이어진 순유출 구간이라는 평가다.
매크로 리서치 레터 ‘이코노매트릭스(Ecoinometrics)’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투자자들이 단기 변동성에 일시적으로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포지션을 구조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조정보다 강도가 높은, 방향성 있는 리스크 축소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다.
이코노매트릭스는 가격 약세와 순유출이 동시에 이어지는 현재 국면을 ‘베어마켓 레짐(약세장 체제)’으로 규정했다. 단순한 조정이라면 저가 매수 수요가 ETF를 통해 서서히 유입되며 흐름을 되돌리는 패턴을 보이지만, 지금은 그런 징후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의미와 향후 관전 포인트요약하면,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는 모두 자산 규모가 정점 대비 크게 줄어든 상태이며, 특히 이더리움 ETF 투자자는 평균 매수단가 기준으로 깊은 손실 구간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자금은 여전히 ETF 안에 머물러 있어, ‘투매에 의한 막판 바닥’보다는 ‘지루한 소진 국면’에 가까운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거시 환경과 규제 이슈, 전통 금융시장 위험 자산 선호도에 따라 ETF 자금 흐름이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유지된다면, 일정 수준 가격 조정 이후 ETF를 통한 재유입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공존한다.
다만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시장은 명백히 ‘베어마켓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투자자는 ETF 순유입·순유출 데이터, 평균 매수단가와 현 시세 간 괴리, 온체인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시장의 체질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