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2025년 4분기 6억 6,700만 달러(약 9,621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 끝났다고 전했다.
거래 수수료 매출이 전년 대비 37% 급감하고 보유 디지털자산 평가손이 겹치며, 시간외 주가 반등에도 실적 변동성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6억 6,700만 달러(약 9,621억 원) 순손실… 코인베이스, 8개 분기 연속 흑자 ‘마감’ / TokenPost.ai
미국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가 8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마감하고 2025년 4분기(10~12월) 6억 6,700만 달러(약 9,62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초 강세장에서 촉발된 기대와 달리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등 주요 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급락하면서, 거래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가 정면으로 타격을 받은 모습이다.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7억 8,000만 달러(약 2조 5,671억 원)로 집계됐다. 규모만 놓고 보면 여전히 크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6,678억 원)에 못 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5%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핵심 사업인 거래 수수료 매출이 9억 8,270만 달러(약 1조 4,176억 원)로 1년 전보다 37%나 줄어들며, 실적 부진의 직격탄이 됐다.
거래 급감·보유 자산 평가손, 실적 직격탄
이번 4분기 6억 6,700만 달러(약 9,621억 원) 순손실은 단순한 ‘한 번의 나쁜 분기’라기보다 사이클 전반의 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손실 상당 부분은 코인베이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체 디지털 자산의 평가손에서 발생했다. 2025년 10월 비트코인이 1만 2,600만 달러(약 1,816억 5,000만 원)에 육박하던 고점에서 ‘6만 달러 중반’대로 미끄러지면서 평가액이 크게 깎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 토막 가까이 미끄러진 구간에서 피해를 피해간 시장 참가자는 거의 없다. 대형 거래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동성을 2022년 FTX 붕괴 당시와 비견할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이번 하락을 여전히 ‘심리적 요인’에 따른 조정장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숫자로 드러난 충격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약세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다. 코인베이스 실적에서 거래 수수료는 사실상 ‘심장’ 역할을 하는데, 이번 분기에 해당 매출이 37%나 줄어든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거래소를 떠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던 ‘캐주얼 머니’가 시장에서 이탈하며, 호황기에 코인베이스 실적을 떠받쳤던 동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COIN 주가, ‘선반영’ 후 시간외 반등…지속성은 미지수
실적 발표 직전까지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미 상당 부분 충격을 반영한 상태였다. 4분기 실적 공시가 나오기 전 정규장에서는 7.9% 급락했지만, 실적이 공개된 뒤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2.9%가량 반등하며 145달러(약 20만 9,000만 원) 선을 회복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최악의 수치’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위안이 된 부분은 구독 및 서비스 부문이다. 이 부문 매출은 7억 2,740만 달러(약 1조 508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스테이킹 수수료, 커스터디(수탁), 이자수익 등 비교적 변동성이 낮은 수입원이 늘어난 덕에, 거래 부진으로 인한 충격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코인베이스 경영진은 2026년 1분기 구독 및 서비스 매출 가이던스를 5억 5,000만~6억 3,000만 달러(약 7,934억~9,090억 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 줄어드는 수치다. 시장에서 ‘안전판’으로 인식되던 안정적 매출마저 꺾이기 시작하면, 실적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COIN 주가 역시 기술적으로 민감한 구간에 서 있다. 시장에서는 52주 저점 부근인 139달러(약 2억 126만 원) 선 재테스트 가능성을 거론한다. 구독·서비스 매출 둔화와 거래 수수료 회복 지연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이번 시간외 반등이 ‘데드 캣 바운스(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코인베이스, 거래 의존도 줄이고 ‘체질 개선’ 속도낼까
코인베이스의 4분기 성적표는 가상자산 거래소 비즈니스가 여전히 ‘사이클 감수성’이 크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가격이 오를 때 폭발적으로 부풀었던 거래 수수료는 시장 심리가 꺾이자 가장 먼저 얼어붙었다. 코인베이스가 구독·서비스 사업을 키우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거래 매출 부진을 온전히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실적은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어떤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서두를지 가늠하게 해준다. 파생상품, 프라임 브로커리지, 자산 운용, 대체자산 상장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정착시키느냐에 따라, 다음 약세장에서의 충격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코인베이스 역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덜 흔들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시장 전반이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는지, 아니면 강세장이 이미 막을 내리고 새로운 약세 사이클이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코인베이스의 분기 손실과 COIN 주가 조정은 투자 심리 위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동시에 다음 반등 국면에서 구조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