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앳킨스 SEC 의장이 의회의 ‘클래러티(CLARITY) 법안’ 통과 즉시 토큰 분류 기준을 공식 가이드라인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SEC는 CFTC와 ‘프로젝트 크립토’를 추진하고 CAT 감시체계 범위를 암호화폐까지 포함해 재점검하는 가운데, 전체 시총은 2조2,300억 달러로 급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2조2,300억 달러(약 3,226조 4,190억 원) 시총 ‘반토막’… SEC, 토큰 분류 가이드라인 ‘클래러티’ 연동되나 / TokenPost.ai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규제를 둘러싼 ‘토큰 분류 기준’을 공식 가이드라인 형태로 정비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의회에서 추진 중인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 ‘클래러티(CLARITY) 법안’의 틀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혼선이 컸던 암호화폐 규제 체계에 중장기적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지 주목된다.
이번 발언은 수요일 열린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왔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의장은 의원들에게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확실성은 이미 오래전에 제공됐어야 했다”며, 의회가 클래러티 법안을 최종 통과시키는 즉시 SEC가 이에 맞춘 정식 가이던스를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 차원의 포괄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투자자 보호와 혁신 촉진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앳킨스 의장은 또,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위원이 이끄는 SEC ‘크립토 태스크포스’가 지난 1년 동안 제공한 가이드라인이 “직전 10년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런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정 해석과 행정 조치에 기반한 미세 조정보다, ‘초당적 입법’을 통해 명확한 시장 구조를 법으로 못 박아야 장기적으로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SEC·CFTC ‘프로젝트 크립토’로 토큰 분류 체계 만든다
법안 처리가 남은 과도기 동안 SEC가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앳킨스 의장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의 공조를 강화해 입법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고, 이를 위해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라는 공동 이니셔티브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CFTC 의장 마이크 셀리그(Mike Selig)와 함께 양 기관이 정기적으로 협의하면서 시장 구조 논의를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크립토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디지털 자산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하는 ‘토큰 택소노미(분류 체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증권형 토큰, 상품형(코모디티) 토큰, 결제형 토큰, 유틸리티 토큰 등 성격에 따라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지 명확히 함으로써,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가 준수해야 할 규제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SEC와 CFTC는 아울러,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시장 참여자에게는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맞춤형 예외 규정’도 검토 중이다. 전통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온체인에서 토큰을 사고팔 수 있는 길을 열되,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신원확인(KYC), 시장감시 등 핵심 감독 기능은 유지하는 절충안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디파이(DeFi)와 온체인 인프라 확산을 고려한, 규제와 혁신 간 균형 조정 시도로 해석된다.
시장 감시 체계 ‘CAT’ 전면 재점검…암호화폐까지 포함
이번 청문회에서 앳킨스 의장은 암호화폐를 넘어, 기존 금융 시장 규제 인프라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2016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시장 감시 시스템 ‘통합감시추적시스템(Consolidated Audit Trail, CAT)’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리뷰는 거버넌스 구조, 재원 조달 방식, 비용 효율성, 시스템 설계, 적용 범위, 규제적 효용성, 사이버보안 체계 등 CAT의 핵심 요소를 폭넓게 점검하는 작업이다. 앳킨스 의장은 특히 CAT가 전통 증권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까지 어느 수준까지 포괄해야 하는지, 투자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 이슈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함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거래의 실시간 감시, 온체인·오프체인 데이터 결합 필요성 등을 둘러싼 향후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는 전반적인 규제 철학도 거듭 밝혔다. SEC의 감독은 “지능적이고, 효과적이며,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 안에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재의 공시·상장 규정이 기업의 상장 비용과 행정 부담을 지나치게 키워, 오히려 ‘상장 기피’와 혁신 위축을 부르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과도 맞닿은 대목이다.
비트코인 6만5,000달러·이더리움 1,916달러…총 시총 2조2,300억 달러로 급락
규제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단기 조정 국면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비트코인(BTC)은 6만5,000달러(약 9억 3,944만 원) 선으로 밀려났고, 주 초 7만 달러(약 10억 1,171만 원) 저항을 돌파하는 데 실패한 뒤 되돌림이 가속화된 모습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핵심 저항 돌파에 연속 실패한 것이 매도 심리를 자극하며, 시장 전반의 리스크 오프 흐름과 맞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더리움(ETH) 역시 비트코인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현재 토큰당 약 1,916달러(약 2억 7,685만 원)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 ETF 승인 기대 등 중장기 호재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과 동조화된 차트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2,300억 달러(약 3,226조 4,190억 원) 수준까지 추락해,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트레이딩뷰(TradingView)의 ‘TOTAL’ 지수 일간 차트는 전체 암호화폐 시총이 2조2,000억 달러대(약 3,183조 6,600억 원)를 향해 급락하는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단기 가격 조정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규제 불확실성과 거시 환경 리스크에 민감한 알트코인 시장의 체감 온도는 더욱 낮아진 상태다.
이번 SEC의 토큰 택소노미 가이드라인 추진과 클래러티 법안 연계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주요 알트코인 전반에 ‘규제 명확성’이라는 재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입법과 세부 규정 정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당분간은 정책 기대와 시장 변동성이 병존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 논의의 방향과 속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