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GW AI 데이터센터로 회전… 비트코인 채굴업계, 반감기 생존 위해 ‘에너지 인프라 기업’ 변신 가속
2026/02/20

CME가 5월 29일부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선물·옵션의 사실상 24/7 거래를 추진하고, 나스닥·NYSE도 상시 개장·토큰증권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전 세계 상장 비트코인 채굴사들은 30GW 규모 AI 데이터센터 전환을 추진하며, 반감기 이후 생존을 위한 ‘에너지·데이터 인프라 기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GW AI 데이터센터로 회전… 비트코인 채굴업계, 반감기 생존 위해 ‘에너지 인프라 기업’ 변신 가속 / TokenPost.ai

30GW AI 데이터센터로 회전… 비트코인 채굴업계, 반감기 생존 위해 ‘에너지 인프라 기업’ 변신 가속 / TokenPost.ai

CME, 5월 29일 ‘24시간 7일’ 크립토 선물·옵션 거래 개시…미 증시 24/7 전환 신호탄 되나

CME그룹이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선물·옵션 상품에 대해 ‘24시간 7일’(24/7) 거래를 도입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자본시장의 상시 개장을 검토하는 가운데, 전통 금융 파생상품 시장이 먼저 시범 운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상장한 암호화폐 선물 및 옵션 계약을 오는 5월 29일부터 하루 24시간, 주 7일 내내 거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시행은 관련 당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확정된다.

CME그룹은 이번 조치에 대해 “CME그룹 암호화폐 선물과 옵션은 주말에 최소 2시간 시스템 점검 시간을 두는 것을 제외하고, CME 글로벡스(Globex) 플랫폼에서 연속적으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즉 극히 짧은 주말 정비 시간을 빼면 사실상 ‘항상 열려 있는’ 시장이 되는 셈이다.

다만 미국 공휴일과 주말에 발생한 모든 거래는 기존 규정에 따라 다음 영업일에 일괄 청산·결제·계산 처리되며, 감독당국에 제출하는 보고 역시 익일에 일괄 반영된다. 실물 결제 체계와 규제 보고 프레임워크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화면상 거래 시간만 글로벌 크립토 시장과 비슷한 24/7 구조에 맞추는 방식이다.

CME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자사 거래소 기준 암호화폐 선물·옵션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기관·프로 투자자를 중심으로 규제 환경이 비교적 명확한 ‘CME 비트코인·이더리움(ETH) 선물·옵션 시장’으로 유동성이 빠르게 모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파생상품이 현물 가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24/7 거래 전환은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 변동 패턴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발표는 SEC와 CFTC가 지난해 9월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 자본시장의 상시 개장(24/7) 전환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관련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두 기관은 “외환, 금, 암호자산 등 일부 자산은 이미 상시 거래되고 있다”며 “거래 시간을 더 확장하는 것은 글로벌 ‘항상 켜져 있는’ 경제 현실과 미국 시장을 더 잘 정렬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뉴욕증권거래소도 24시간·토큰증권 인프라 확장

CME 외에도 미국 주요 거래소들은 24/7 혹은 이에 근접한 거래 시간 확대와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주 중심 증권시장인 나스닥은 2025년 3월, 주 5일 기준 24시간 거래 시장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스닥 최고경영진에 따르면 확대된 거래 시간 체계는 2026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정규·시간외 거래에 더해 야간·해외 투자 수요를 흡수하는 ‘사실상 24시간 주중 개장’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지난달 토큰화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위한 별도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NYSE에 따르면 이 신규 플랫폼은 24시간 7일 내내 거래가 가능하며, 멀티체인 결제와 커스터디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연동 설계를 목표로 한다. 전통 주식·ETF를 온체인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이를 상시 거래·결제 가능한 인프라와 연결하려는 시도다.

NYSE는 이 플랫폼을 ‘디지털 전략의 핵심 실험장’으로 규정했다. 향후에는 청산·담보 시스템에 토큰화 자산을 통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시험대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증권 담보, 레포(Repo), 파생상품 마진 등 전통 금융 인프라 전반에 토큰화된 담보를 도입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미국 주요 증권거래소와 CME 같은 파생상품 거래소가 앞다퉈 24/7 거래와 토큰화 인프라를 실험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 수요의 ‘시간 제약 축소’와 크립토 시장이 보여준 유동성 패턴이 자리한다.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 시장은 이미 연중무휴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 구조에 익숙한 투자자층이 주식·파생상품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전통 금융시장도 발을 맞추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해석이다.

결국 CME의 24/7 암호화폐 선물·옵션 거래 도입은 단순히 크립토 파생상품 상품 라인업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자본시장이 ‘주중 주간 장’ 중심 구조에서 ‘상시 개장’ 체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장 변동성이 크고 글로벌화된 자산군인 암호화폐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계, 30GW ‘AI 데이터센터’로 회전…해시값 부진·반감기 충격 탈출구 모색

전 세계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의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채굴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해시프라이스(Hashprice)’ 부진과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보상 감소가 겹치자, 채굴 인프라를 AI·고성능컴퓨팅(HPC)용 전력·데이터센터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에너지 분석 매체 더에너지매그(TheEnergyMag)가 14개 미국 상장 비트코인 채굴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이들이 계획 중인 AI 워크로드 대응 신규 전력 인프라는 약 30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11GW 수준의 전력 용량의 거의 세 배에 이르는 규모로, 더에너지매그는 이를 “소형 국가 하나에 맞먹는 수준의 전력 인프라”라고 표현했다.

다만 30GW 전체가 당장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 파이프라인 상에 있거나, 전력망 연계 대기(인터커넥션 큐)에 머물러 있거나, 초기 설계 단계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가동 중인 11GW와 계획 중인 30GW 사이의 격차는 향후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경쟁력이 ‘채굴기(ASIC) 효율’에서 ‘전력·자본·데이터센터 구축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에너지매그는 이 흐름을 “AI 붐 시대의 메가와트 군비 경쟁”이라고 표현했다. 즉 고성능 GPU와 대규모 전력을 누구보다 빨리 확보해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는 능력이 곧 기업가치와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AI 수요가 현재의 기대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크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HIVE·라이엇 등 선도 채굴사, AI·HPC 매출 본격화…반감기 이후 생존전략 부각

이미 일부 채굴기업들은 AI·HPC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 사례가 HIVE 디지털(HIVE Digital)이다. HIVE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AI와 HPC 비즈니스 라인이 일부 포함되면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9,310만 달러(약 1,34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채굴 외 비즈니스 다각화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전략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사 스타보드 밸류(Starboard Value)는 최근 라이엇 플랫폼스(Riot Platforms) 경영진에게 공개적으로 “고성능컴퓨팅과 AI 데이터센터로의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기업이 사실상 ‘에너지·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배경에는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가 있다. 블록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 이후 채굴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됐고, 해시프라이스도 장기간 부진이 이어졌다. 여기에 4분기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약 18억 2,566만 원)를 터치한 뒤, 매도 압력 확대 속에 6만 달러(약 8,693만 원) 아래로 잠시 밀려나는 등 큰 변동성을 겪으면서 채굴 마진은 더욱 압박을 받았다.

그럼에도 미국 기반 대형 채굴업체들은 올해 초 기준으로 비교적 견조한 생산량을 유지했다. 혹한 폭풍으로 일부 시설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후 해시레이트를 빠르게 회복하며 생산량을 다시 끌어올렸다. 전력 계약 구조, 최신 장비 도입, 데이터센터 가동 효율 개선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AI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해시레이트 성장 둔화, 중장기적으로는 채굴 인프라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력·부지·자본을 대규모로 동원할 수 있는 상장사와 일부 대형 플레이어는 AI·HPC 수익원까지 확보해 채굴 손익 악화를 방어할 수 있는 반면, 소규모 채굴업자는 전통 채굴만으로 반감기 이후 환경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CME의 24/7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개장과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30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장은, 크립토 시장이 ‘고위험 변동성 자산’ 단계를 넘어 글로벌 자본·에너지·데이터 인프라 구조와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여전히 규제와 수익성, 기술 변화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인프라 투자와 제도권 편입 흐름은 되돌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