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달러 TVL 토큰 인프라 품은 크라켄… 22억 달러 매출 들고 美 IPO 정조준
2026/02/20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가 최대 600억 달러 TVL을 기록한 토큰화 인프라 기업 매그나를 인수하고, 22억 달러 매출을 바탕으로 2026년 미국 IPO를 준비하고 있다. 2026년을 전후해 레저·시큐리타이즈 등 글로벌 크립토 기업들의 미국 상장 러시와 함께, 토큰화·머신 이코노미 중심의 '실사용 기반 크립토'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600억 달러 TVL 토큰 인프라 품은 크라켄… 22억 달러 매출 들고 美 IPO '정조준' / TokenPost.ai

600억 달러 TVL 토큰 인프라 품은 크라켄… 22억 달러 매출 들고 美 IPO '정조준' / TokenPost.ai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가 토큰화 인프라 기업 매그나(Magna)를 인수하며, 온체인 자산 발행과 관리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단순 거래소를 넘어 ‘토큰 인프라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라켄은 현지시간 18일(수) 매그나 인수 사실을 밝히며, 매그나를 크라켄이 기술·인프라를 뒷받침하는 ‘독립 플랫폼’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매그나의 솔루션을 활용해 온체인·오프체인 베스팅(물량 분배), 화이트라벨 토큰 청구, 커스터디 및 에스크로(예치) 워크플로, 특화 스테이킹 기능 등 토큰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브루노 파비에로(Bruno Faviero) 매그나 대표는 “크라켄 합류로 기관급 인프라, 더 깊은 유동성,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존 및 신규 고객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라켄에 따르면 매그나는 2025년 기준 160곳이 넘는 고객사를 보유했으며, 전체 예치 자산(TVL)은 최대 600억 달러(약 87조 360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인수는 크라켄이 1월 들어 단행한 일련의 행보와 맞물린다. 크라켄은 최근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의 기관용 메신저 플랫폼 ‘ICE 챗’과의 연동을 완료했으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트럼프 어카운트(Trump Accounts)’ 이니셔티브의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정치·규제 영역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크라켄의 몸집 불리기는 자본시장 진출 준비와도 맞닿아 있다. 페이워드는 2025년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방식의 기업공개(IPO) 예비 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가 밝힌 2025년 조정 매출은 22억 달러(약 3조 1,113억 원)로, 거래량 회복과 기관 수요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합병(M&A) 전략도 공격적이다. 페이워드는 2025년 한 해 동안 크립토 전문 자체 트레이딩 회사 브레이크아웃(Breakout), 선물 거래 플랫폼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 파생상품 거래소 스몰 익스체인지(Small Exchange),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캐피털라이즈(Capitalise) 등을 잇달아 매입했다. 현물·파생·알고리즘 트레이딩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트레이딩 인프라를 손에 넣으며, 상장 시 ‘종합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투자자에게 어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기업들, 2026년 美 IPO 러시 예고

크라켄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도 2026년 미국 증시 입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하드웨어 지갑 업체 레저(Ledger)는 기업가치 40억 달러(약 5조 8,024억 원)를 기준으로 미국 상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 소재 디지털 자산 수탁사 코퍼(Copper) 역시 유사한 방식의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는 2026년 기업공개를 준비하며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2025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84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증권형 토큰, 실물자산(RWA) 토큰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규제에 부합하는 토큰화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2025년 크립토, ‘펀더멘털’과 실사용으로 무게추 이동

이 같은 자본시장 행보의 배경에는 2025년 암호화폐 업계의 질적 변화가 깔려 있다. 코인텔레그래프가 진행한 팟캐스트 ‘바이트 사이즈 인사이트(Byte-Sized Insight)’ 92화에서 피크(peaq) 공동창업자 레오나르트 도얼뢰히터(Leonard Dorlöchter)는 “2025년은 화려한 헤드라인보다 실질적 펀더멘털과 지속 가능한 수익에 시장의 시선이 옮겨간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실제 세계 인프라를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디핀(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이 조용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토큰 보상만을 노린 단기 투기 수요가 아닌, 실사용과 매출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검증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도얼뢰히터는 “웹3가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초기에 내세웠던 탈중앙화 정신이 일부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플랫폼과 기관 자본이 유입되면서 거버넌스가 다시 중앙집중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다. 그는 블록체인이 여전히 ‘중립적인 글로벌 인프라이자 거버넌스 레이어’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규제와 비즈니스 요구가 탈중앙성 원칙과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로봇·머신 economy, 온체인으로 이동

이번 팟캐스트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키워드는 AI와 로봇, 그리고 ‘머신 이코노미(machine economy)’다. 도얼뢰히터는 2025년을 기점으로 물리적 로봇과 AI 에이전트가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이들 기계 간 상호작용과 결제, 데이터 정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계와 기계, 기계와 인간 사이의 거래를 위한 새로운 표준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토큰화와 스마트컨트랙트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토큰화된 기계 설비를 다수의 투자자·사용자가 공동 소유하고, P2P(개인 간) 에너지 거래나 공유 인프라 서비스에서 자동으로 수익 배분을 진행하는 구조가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실제 생산 라인에서 가동 중인 로봇이 온체인으로 보상을 받는 사례도 나왔다. 도얼뢰히터는 이러한 ‘오픈 머신 이코노미’에서는 신뢰, 평판 시스템, 그리고 효율성 확보가 핵심이라며, 블록체인이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 격차와 2026년 빌더들을 위한 과제

규제 측면에서는 진전과 한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얼뢰히터는 2025년 동안 각국이 암호화폐 및 토큰화 자산에 대한 규제 틀을 빠르게 정비했지만, 여전히 웹3의 탈중앙화 철학과 완전히 맞물리지는 않는 ‘정책 격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피크가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와 손잡고 ‘머신 이코노미 프리존 샌드박스’를 조성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규제와 혁신 간 완충지대를 만들고, 로봇·AI·기계 간 거래 모델을 제한된 구역에서 먼저 시험해보겠다는 취지다.

도얼뢰히터는 2026년을 준비하는 빌더들에게 “무엇보다 ‘실제 가치’를 검증하라”고 조언했다. 토큰 가격이 아니라 사용자의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트랙션과 매출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크라켄과 페이워드가 토큰화, 파생상품, B2B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상장 채비를 갖추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크립토 업계에서 2026년은 토큰 가격 변동성보다 실물 경제와의 접점, 그리고 규제 틀 안에서의 자본시장 편입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크라켄과 같은 대형 거래소의 IPO 추진, 토큰화 인프라 기업들의 급성장, 그리고 머신 이코노미를 둘러싼 웹3 실험이 맞물리면서, ‘실사용 기반 크립토’의 성패가 앞으로 1~2년 안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