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관련 공개 파일에서 블록스트림, 테슬라, 테더 등 암호화폐 인사들과의 접점이 확인됐다. 총 5,800억 원 규모의 자금 투자 정황도 포함됐다.
5,800억 원 유입 정황… 엡스타인 '암호화폐 인맥' 드러났다 / TokenPost.ai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속에 등장한 암호화폐 인사들…'관계 해명' 나서
암호화폐 업계 유명 인사들이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두고 해명에 나섰다.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자료 수백만 건을 추가 공개하면서 이들이 언급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요 인물들과 엡스타인의 메시지 내역, 투자 거래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엡스타인과의 관계는 단순 언급 수준에서부터 실제 투자와 접촉까지 다양하며, 법무부 측은 해당 문서에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행위나 책임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피터 틸 “엡스타인 사망, 공식 발표 못 믿는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저명한 암호화폐 투자자인 피터 틸은 엡스타인과 광범위한 이메일 교류를 주고받았으며, 실제로 자신의 펀드 ‘발라 벤처스’에는 엡스타인의 4,000만 달러(약 582억 원) 투자가 이뤄졌다. 틸은 2025년 ‘파이낸셜 타임즈’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통해 엡스타인 수사가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틸 측은 미국 현지 매체에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섬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엡스타인은 그 유명한 섬으로 틸을 초대하기도 했지만,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블록스트림 초기 투자에 엡스타인 관여
비트코인(BTC) 기술 개발 회사 블록스트림의 공동창업자 아담 백과 오스틴 힐 또한 엡스타인과의 접점이 있었다. 2014년 블록스트림의 1,800만 달러(약 262억 원) 규모 시드 투자 라운드에 엡스타인이 참여했는데, 이는 당시 MIT 미디어랩 소장이던 조이 이토의 펀드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담 백은 “엡스타인의 투자는 해당 펀드를 통해 이뤄졌으며 수개월 후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이유로 펀드 측이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블록스트림은 엡스타인 본인 또는 그의 유산과는 어떤 직접적·간접적 연관도 없다는 입장이다.
일론 머스크, “엡스타인 고객들 처벌돼야”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엡스타인 파일 즉각 공개를 촉구하며, 최근에도 “엡스타인 고객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엡스타인과 전력 절감, 파티, 외교 행사 등에 대한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엡스타인의 섬에 솔라시티(현재 테슬라 에너지)를 설치하는 내용도 논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머스크는 “엡스타인 주최 파티나 섬, 전용기에 간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또 엡스타인의 말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내며, “상식 밖의 발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브록 피어스, 코인베이스 투자 추천 기록도
테더 USDT 공동창업자이자 암호화폐 초기 투자자인 브록 피어스는 엡스타인과 다수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2015년에는 코인베이스 투자 기회를 제안했고, 블록스트림 관련 투자 논의를 이어간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피어스는 카카오톡 그룹채팅 캡처에서 엡스타인에게 “암호화폐의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마이클 세일러와 다른 인물들...직접 관계는 아니나 언급돼
스트레티지(Strategy) 회장 마이클 세일러는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간접적인 언급으로 등장한다. 엡스타인이 PR 업계 인사와의 대화를 통해 “사교 활동이 부족한 기술자”로 세일러를 묘사한 기록이 문서에 포함돼 있다.
그밖에도 바이오 기술 투자자 브라이언 존슨, 트럼프 행정부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등이 일부 이메일과 동선에서 엡스타인과 접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엡스타인 생존자들 “피해자 이름 노출, 2차 피해 크다”
이번 법무부 공개는 엡스타인 성범죄 생존자들과 인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수많은 문서가 비공개 처리 없이 일괄적으로 풀리면서 피해자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일부 가해자 이름은 검열됐지만 피해자 정보는 통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측 변호사들은 “개인적 피해를 본 이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며 “사건 공개 방식 자체가 심각한 2차 가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문서 공개가 ‘공익적 의무’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새로운 기소나 법적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인물과 정황이 공개됐음에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데다, 핵심 증거 상당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