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29억 달러 규모 자금이 유출되며, 옵션 시장에서도 하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기술주 약세와 맞물리며 비트코인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조 2,000억 원 유출… 비트코인 ETF·옵션 시장 '하락 베팅' 가속 / TokenPost.ai
비트코인 ETF 2.9조 원 순유출...파생시장도 약세 베팅, 추가 하락 우려 커져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최근 급격한 자금 유출이 발생하며 비트코인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옵션 시장에서 가격 하락에 대비한 헤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규모 선물 청산과 기술주의 악재가 맞물리며 시장 전반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1월 16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이어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순유출 규모는 29억 달러(약 4조 2,355억 원)에 달했다. 일평균 유출 금액만 약 2억 4,300만 달러(약 3,550억 원) 수준으로, 이는 1월 14일 비트코인이 9만 8,000달러선에서 저항에 부딪친 이후 약 26% 급락한 흐름과 거의 일치한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레버리지를 사용한 롱 포지션 투자자들이 32억 5,000만 달러(약 4조 7,595억 원) 규모의 청산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4배 초과 레버리지를 설정한 포지션 상당수가 사실상 완전히 청산됐다고 보고 있다.
ETF 유출과 나스닥 하락이 동반된 급락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 한때 7만 9,500달러까지 반등했다가, 수요일에는 다시 7만 3,000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이는 반도체 기업 AMD($AMD US)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과 미국 고용 지표 부진으로 촉발된 나스닥 지수 급락과 궤를 같이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작년 10월 발생한 바이낸스의 시스템 장애 여파가 여전히 시장에 잔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 바이낸스에서 데이터베이스 질의 오류로 전송 지연 및 데이터 오표송이 발생하면서 약 190억 달러(약 27조 7,495억 원)의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고, 바이낸스는 이후 피해 고객에게 2억 8,300만 달러(약 4,132억 원)를 보상했다.
하세브 쿠레시 드래곤플라이 매니징파트너는 “당시 바이낸스는 청산 주문을 처리하지 못했음에도 청산 엔진이 자동으로 계속 작동해 시장조성자들이 퇴출당했다”며, “이 사건이 시장을 궁극적으로 붕괴시키진 않았지만 유동성 공급자들이 복구에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청산 시스템은 전통 금융의 ‘서킷 브레이커’와 같은 자가 안정화 기능이 없으며, 파산 방지라는 단일 목표에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옵션 시장도 하락 방어 확대...트레이더들 ‘7만 2,100달러’ 신뢰 못 해
옵션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장에서는 풋옵션(하락 방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데, 이는 ‘델타 스큐’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델타 스큐가 6%를 넘으면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인데, 수요일 기준 비트코인 30일 델타 스큐는 13%로 치솟았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현재 가격대인 7만 2,100달러선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기술주 부진이 이어질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도 추가 악영향이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MD와 구글($GOOG US)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출시하면서 기술 산업 전반에 경쟁심화 우려가 불거지는 점도 불안 요소다.
악성 루머와 기술적 불안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
시장 혼란을 키운 또 다른 요인으로는 두 가지 루머가 거론된다. 하나는 갤럭시디지털 고객이 양자컴퓨팅 관련 불안감 속에서 90억 달러(약 13조 1,44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는 설이다. 그러나 갤럭시디지털의 리서치 총괄인 알렉스 손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를 부인했다.
또 다른 루머는 바이낸스의 지급불능 가능성이다. 최근 바이낸스는 기술적 오류로 일시적으로 출금이 중단되며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나, 온체인 데이터상 비트코인 예치량은 크게 변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TF 자금 이탈세 지속 여부가 관건
ETF 자금 유출이 지속적인 추세인지, 일시적인 조정 성격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잠시 자금을 회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 반등 동력을 제한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술주 조정과 ETF 유출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부각되는 국면이며, 옵션 시장과 ETF 흐름에 대한 추세 확인이 향후 비트코인 가격 방향성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