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733억 원대 암호화폐를 탈취했던 '인피니 해커' 지갑이 약 1,947억 원어치 이더리움을 매수하며 1년 만에 움직임을 재개했다. 자산은 믹싱 서비스로 이체돼 익명성이 강화됐다.
1,947억 원치 ETH 저점 매수… '인피니 해커' 1년 만에 시장 복귀 / TokenPost.ai
1년 만에 다시 등장한 인피니 해커, 1,947억 원어치 이더리움 매수
한때 5,000만 달러(약 733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던 ‘인피니 해커’로 알려진 지갑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당 지갑은 약 1년간 침묵을 지키다가 최근 이더리움(ETH)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저점 매수한 뒤 자금을 믹싱 서비스로 송금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에 따르면, 이 지갑은 지난주 이더리움이 2,109달러(약 309만 원)까지 떨어졌을 때 총 1,330만 달러(약 1947억 원)어치의 이더리움을 매수했다. 이후 해당 자산은 익명성을 강화하는 믹싱 프로토콜 ‘토네이도 캐시’로 옮겨졌다.
온체인 활동 추적 서비스 룩온체인(Lookonchain)은 “그는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데 능하다”며 해당 지갑의 과거 거래 스타일을 언급했다. 이 지갑은 작년 8월,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이 연중 최고가인 4,202달러(약 616만 원) 부근에 도달했을 때 약 740만 달러(약 108억 원)어치의 ETH를 매도한 바 있다.
시장 급락 시점 노린 공격자… 자금 여전히 유통 중
이번 지갑의 재등장은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하락하며 대규모 청산이 발생한 가운데 이뤄졌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시장에서 약 25억 6,000만 달러(약 3조 7,574억 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는 역대 열 번째 규모다.
거래뷰(TradingView)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목요일 한때 1,811달러(약 265만 원)까지 하락하며, 2025년 5월 이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공격자는 현재까지도 탈취한 자금을 통해 거래를 지속하고 있으며, 탈취 당시 받은 USD코인(USDC)은 즉시 다이(DAI)로 스왑됐다. 이들은 모두 거래 정지 기능이 없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 동결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인피니의 법적 대응에는 진전 없어
해킹 피해를 입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업 인피니는 사건 발생 약 한 달 후, 홍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인피니는 개발자 천산쉬안과 함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명의 인물을 피고로 지정하고, 해당 지갑에 온체인 메시지를 통해 소환장을 전달했다.
해커와의 협상을 시도하기 위해, 인피니는 자발적인 자금 반환 시 탈취 자산의 20%를 보상금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며, IP 주소와 장치 정보를 일부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코인데스크의 취재에 따르면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금 회수나 법적 분쟁 관련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 사안은 단순한 해킹 사건을 넘어, 탈취범이 실질적으로 시장 참가자로 기능하며 자산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련의 거래는 해커가 탈취 자금을 여전히 운용 중이며, 실시간 시장 변화에 반응하는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