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지지율… 엘살바도르, 비트코인보다 범죄와의 전쟁에 환호
2026/02/10

부켈레 대통령이 강경 치안 정책으로 91.9%라는 역대급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비트코인 정책은 국민들의 체감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1.9% 지지율… 엘살바도르, '비트코인'보다 '범죄와의 전쟁'에 환호 / TokenPost.ai

91.9% 지지율… 엘살바도르, '비트코인'보다 '범죄와의 전쟁'에 환호 / TokenPost.ai

범죄와의 전쟁으로 지지율 91.9% 찍은 부켈레…비트코인은 ‘외면’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국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나입 부켈레 대통령은 범죄 소탕 등 강력한 국내 정책을 앞세워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유력 일간지 라프렌사 그라피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부켈레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91.9%의 유권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매우 만족’ 응답이 62.8%였으며, ‘매우 불만족’은 1.8%에 불과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1.8%의 부정 평가를 두고 X(구 트위터)에 “이제는 1.8%인가?”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범죄 소탕이 지지율 급등의 핵심

이번 조사 결과는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트코인 같은 혁신 정책보다는 내치, 특히 치안 회복 정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한다. 2019년 취임 이후 그는 갱단 강제 구속, 대규모 수용시설 신설 등 강경한 치안 정책을 펴왔다. 대표적 사례가 ‘테러범수용센터(CECOT)’ 개설로, 조직범죄 연루자들을 대거 구금하며 살인율 감소라는 뚜렷한 성과로 이어졌다. 많은 시민들이 이것을 가장 큰 국정 성과로 꼽고 있다.

반면,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이라는 상징적 조치는 국민의 일상 속에서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단 2.2%만이 부켈레 대통령의 가장 큰 실패로 비트코인 정책을 꼽았을 정도로 언급 자체가 적었다. 이는 비트코인이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법정화폐됐지만 실제 사용률은 '저조'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미국 달러와 함께 법정화폐로 지정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실생활에서의 채택률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실제로 부켈레 대통령도 2024년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초기 예상만큼의 대중적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같은 암호화폐 중심 정책이 재정 건전성 및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트코인 매입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부터 ‘매일 한 개 비트코인(BTC) 매수’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정부 산하 비트코인 사무국의 추적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보유량은 증가 추세다. 현재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약 4,500만 원이다.

IMF와 협상하며 ‘치보 지갑’ 운영 축소 가능성

엘살바도르 정부는 최근 IMF와의 협상을 통해 2024년 14억 달러(약 2조 524억 원)의 대규모 금융 지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암호화폐 정책의 위험 요소를 줄이고 재정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운영 중인 ‘치보(Chivo)’ 지갑에 대한 매각 또는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며 관심을 모았다.

치보 지갑은 비트코인 유통 확대를 위해 도입됐지만, 출시 이후 해킹, 신원 도용, 기술 오류 등 각종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민간 암호화폐 지갑은 그대로 유지하되, 치보는 운영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 지지는 ‘비트코인’ 아닌 ‘치안’에

엘살바도르는 여전히 비트코인 정책 실험을 지속하고 있지만, 국민 시선은 치안 회복과 경제 안정이라는 보다 실질적인 영역에 집중되고 있다. IMF는 엘살바도르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4%로 예상하며 개선된 전망을 내놨다. 암호화폐 정책은 계속되겠지만, 정작 부켈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전통적인 치적에서 비롯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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