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가 비트코인·이더리움·크로노스 가격과 스테이킹 수익을 담는 ETF 2종을 SEC에 신청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4주 연속 3억6,000만달러 규모 순유출과 밈코인 시총 34% 급락 속에, 정치·정책·투자 심리가 교차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억6,000만달러 순유출 속… 현직 대통령 트럼프, 비트코인·이더·CRO ETF 2종 들고 SEC 두드렸다 / TokenPost.ai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크로노스(CRO)에 연동된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2종을 신청했다. 최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4주 연속 순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크립토 ETF 브랜드’ 구축에 나선 셈이다.
트럼프 미디어 산하 ‘트루스 소셜 펀드(Truth Social Funds)’는 13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트루스 소셜 비트코인·이더 ETF(Truth Social Bitcoin and Ether ETF)’와 ‘트루스 소셜 크로노스 수익 극대화 ETF(Truth Social Cronos Yield Maximizer ETF)’를 SEC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두 상품 모두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SEC 심사를 통과해야 실제 상장이 가능하다.
운용 자문은 요크빌 아메리카 이퀴티스(Yorkville America Equities)가 맡는다. 요크빌 아메리카 이퀴티스의 스티브 네암츠(Steve Neamtz) 대표는 “디지털·크립토 투자 전반을 포괄하면서 자본 이익과 인컴(배당·이자)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각 ETF의 연간 운용보수는 0.95% 수준으로 제시됐다.
비트코인·이더·크로노스 성과+스테이킹 수익 노린다
트루스 소셜 비트코인·이더 ETF는 시가총액 상위 2대 코인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흐름을 동시에 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여기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스테이킹 보상’을 ETF 구조 안에 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단순 가격 노출뿐 아니라, 이더리움 예치에서 발생하는 추가 수익까지 묶어 투자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루스 소셜 크로노스 수익 극대화 ETF는 크립토닷컴(Crypto.com)이 운영하는 크로노스 블록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크로노스(CRO) 가격을 추종한다. 동시에 크로노스 스테이킹에서 발생하는 이자·보상 수익을 펀드에 귀속시키는 구조를 표방한다. 두 ETF 모두 크립토닷컴과의 파트너십을 전제로 설계됐으며, 규제 승인이 날 경우 크립토닷컴이 커스터디(수탁),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 운영을 맡는다.
투자자들은 크립토닷컴 계열 브로커딜러인 포리스 캐피털 US(Foris Capital US LLC)를 통해 해당 ETF에 접근하게 된다. 크립토 거래소와 전통 금융 상품 구조를 결합해, ‘크립토 네이티브’ 인프라를 ETF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미디어, 크립토 ETF·국고·CRO 누적 전략 강화
트럼프 미디어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운영사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부터 디지털 자산과 전통 증권을 결합한 ETF 비즈니스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25년 4월에는 크립토닷컴, 요크빌 아메리카 디지털과 함께 에너지 등 전통 섹터와 디지털 자산을 한데 묶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ETF 시리즈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크립토닷컴과 공동 국고(트레저리) 법인을 설립해 크로노스(CRO)를 전략적으로 축적하는 합의도 체결했다. 당시 트럼프 미디어 측은 약 6억 8,440만 개의 CRO를 주식과 현금을 섞어 매입하기로 했으며, 당시 기준 약 1억 500만 달러(약 1,520억 원) 규모로 평가됐다. 크로노스 ETF 출시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트럼프 미디어와 크립토닷컴 간 ‘CRO 장기 축적-국고 운용-ETF 상품화’라는 일종의 생태계 전략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현물 비트코인 ETF, 4주 연속 순유출…360만 달러 빠져
이번 트럼프 미디어의 비트코인·이더 ETF 추진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시점에 나왔다.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최근 4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집계된 한 주 동안 약 3억 6,000만 달러(약 5,201억 원)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흐름을 보면, 일간 자금 흐름은 컸지만 방향성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였다. 1월 29일에는 8억 1,787만 달러(약 1조 1,819억 원), 1월 30일에는 5억 0970만 달러(약 7,361억 원), 2월 4일에는 5억 4,494만 달러(약 7,876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출이 발생했다.
반대로 순유입이 발생한 날도 있었지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2월 2일 5억 6,189만 달러(약 8,125억 원), 2월 6일 3억 7,115만 달러(약 5,363억 원), 2월 9일 1억 4,500만 달러(약 2,094억 원), 2월 10일 1억 6,656만 달러(약 2,406억 원)가 들어왔다. 가장 최근 금요일에는 유입 규모가 1,520만 달러(약 219억 원)에 그쳤다. ETF 시장에서 변동성은 이어지지만, 단기적으로는 매도 우위 정서가 뚜렷하다는 의미다.
밈코인, 30% 넘게 빠졌지만 ‘항복 신호’…반등 전조?
한편 밈코인 시장은 지난 한 달간 시가총액이 3분의 1 이상 증발했지만, 온체인·투자 심리 데이터에서는 되레 ‘바닥 신호’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먼트(Santiment)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에 ‘밈코인 시대는 끝났다’는 냉소적 내러티브가 퍼지고 있다”며 “이 같은 집단적 체념은 전형적인 ‘항복 시그널’”이라고 진단했다.
코인마켓캡 집계를 보면, 밈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30일 동안 34.04% 감소해 310억 2,000만 달러(약 44조 8,361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2월 3일 한때 6만 달러(약 8,668만 원) 근처까지 밀리며 202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구간을 재시험했다.
상위 100위권 코인 가운데 밈코인 가격 흐름은 대체로 부진했다. 예외적으로 피핀(PIPPIN)이 최근 7일 동안 243.17% 급등하면서 ‘극단적 아웃라이어’를 기록했다. 그 외에는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가 1.37%, 시바이누(SHIB)가 1.11% 오르는 데 그쳤다. 밈코인 섹터 전체로는 아직 본격적인 반등 흐름이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다음 알트코인 시즌, ‘전 종목 동반 랠리’ 아닌 선별 장세 전망
이번 조정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다음 알트코인 시즌이 과거와 같은 패턴을 따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이전 사이클에서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자금이 이더리움으로 이동하고 이어 고위험 알트코인·밈코인으로 확산되는 ‘순차 회전’ 구조가 반복됐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진전되고 기관 비중이 커진 현재는, 같은 패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알트 시즌이 “과거처럼 ‘물 들어오면 모든 배가 뜨는’ 장세가 아니라, 소수 종목만 살아남는 선별적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더 그로우 미(The Grow Me)의 크레이그 코브(Craig Cobb)는 2025년 8월 인터뷰에서 “다음 알트 시즌은 ‘상승장이 모든 배를 띄우는’ 국면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샌티먼트는 현재 온·오프체인 데이터에서 공포 심리가 뚜렷하게 강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하락 전망이 확연히 우세하며, 이는 역사적으로 중기적인 가격 반등과 맞물렸다는 설명이다. 샌티먼트는 “시장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크립토의 역사”라며 “가격 반등이 시작된 뒤에도 계속되는 불신은 오히려 지속 가능한 회복의 건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ETF·밈코인 심리, ‘정책·정치·투자 심리’ 삼중 변수
트럼프 미디어의 비트코인·이더·크로노스 ETF 출시 계획과 밈코인 섹터의 ‘항복 신호’는, 크립토 시장이 정책·정치·투자 심리라는 세 축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음을 다시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은 크립토 ETF가 제도권 상품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 심리 극단 구간에서 밈코인과 알트코인 선별 장세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SEC 심사 결과에 따라 트루스 소셜 ETF가 실제 상장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이더리움·크로노스 ETF 시장에 정치·미디어 색채가 강한 새로운 플레이어가 합류하게 된다. 동시에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과 밈코인·알트코인 위험자산 선호 회복 속도에 따라, 향후 몇 분기 동안 크립토 시장 내 자금 재배치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