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달러(약 17조 3,376억 원)→14억달러(약 2조 260억 원)… ‘원조 디파이 대출’ 컴파운드, TVL 10분의 1로 추락했나
2026/02/15

컴파운드는 2021년 TVL 120억달러에서 현재 14억달러로 줄며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순위 7위로 밀려났다고 전했다.

2021년 COMP 보상 버그와 거버넌스 대응 한계, 베어마켓 충격, 경쟁 심화가 겹치며 수수료·순수익 지표도 크게 꺾였다고 밝혔다.

 120억달러(약 17조 3,376억 원)→14억달러(약 2조 260억 원)… ‘원조 디파이 대출’ 컴파운드, TVL 10분의 1로 추락했나 / TokenPost.ai

120억달러(약 17조 3,376억 원)→14억달러(약 2조 260억 원)… ‘원조 디파이 대출’ 컴파운드, TVL 10분의 1로 추락했나 / TokenPost.ai

한때 디파이 대출 시장의 ‘기본값’으로 불리던 컴파운드(Compound)가 지금은 7위권 프로토콜로 밀려났다. 2021년 TVL(예치자산)이 120억달러(약 17조 3,376억 원)에 달하던 위상은 사라지고, 각종 사고와 약한 리스크 관리, 경쟁 심화가 겹치며 ‘원조 디파이 대출 제국’의 존재감이 크게 희미해진 모습이다.

컴파운드는 2018년 로버트 레쉬너(Robert Leshner)와 제프리 헤이스(Geoffrey Hayes)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선보인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이다. 사용자들은 은행이나 중개인 없이 온체인에서 자산을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담보를 맡기고 암호화폐를 빌릴 수 있었다. 초창기 디파이 참여자들에게는 가장 직관적인 선택지였고, 안드리센호로위츠, 베인캐피탈 크립토, 패러다임, 코인베이스 벤처스 등 굵직한 VC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특히 2020년 거버넌스 토큰 ‘COMP’를 도입하며 이자 수익에 더해 토큰 보상까지 제공하는 ‘이자 농사(일드 파밍)’ 열풍을 주도했다. 이 시기 컴파운드는 디파이 대출 인프라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코인베이스 등 중앙화 거래소와 이어른파이낸스(Yearn Finance) 같은 디파이 서비스들이 연동하면서 생태계 안에서 사실상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1년 10월, COMP 보상 구조를 손보는 ‘프로포절 62(Proposal 62)’ 업그레이드가 배포되면서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했다. 코드 오류로 인해 사용자가 받아야 할 것보다 과도한 COMP가 지급되기 시작했고, 수천만달러 규모의 토큰이 시장으로 새어 나갔다.

문제는 컴파운드 거버넌스 구조였다. 온체인 투표와 타임락(time-lock) 절차를 거쳐야 수정안이 적용되는 구조 탓에, 팀이 임의로 보상 지급을 즉시 멈출 수 없었다. 새로운 제안이 통과될 때까지 과도한 COMP가 계속 유출됐고, 동시에 ‘프로토콜이 위기 상황에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신뢰 문제도 불거졌다.

레쉬너는 2021년 9월 30일 X(트위터)에 글을 올려 초과 COMP를 돌려줄 경우 10%를 보상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IRS(미국 국세청)에 소득으로 보고될 것이고, 대부분은 이미 신원이 드러난 상태”라고 적었다. 사실상의 세무 조사를 거론한 이 발언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고, 그는 곧바로 ‘섣부른 발언이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버그는 결국 수정됐지만, 이후 몇 주에 걸쳐 수천만달러 상당의 자금이 컴파운드에서 빠져나갔다. 사용자들은 COMP 보상 시스템은 물론, 프로토콜 거버넌스의 민첩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이는 곧 디파이 대출 패권의 균열로 이어졌다.

시점도 나빴다. 2021년 11월 비트코인(BTC) 가격이 약 6만 9,000달러(약 9억 9,691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연말부터 하락장이 본격화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자 디파이 전반에서 대출 수요가 줄고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예치 자산이 빠르게 감소했다. 풀(pool) 단위로 유동성을 모으는 구조였던 컴파운드는, 위험을 더 세분화해 관리하는 에이브(AAVE)나 메이커다오(MakerDAO) 대비 충격이 컸다는 평가다.

2022년 ‘크립토 겨울’이 깊어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테라(LUNA)·UST 붕괴, FTX 파산, 중앙화 대출 업체들의 연쇄 도산까지 이어지자 시장은 ‘시스템 리스크’에 극도로 민감해졌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담보 자산을 포괄하는 풀 구조와 COMP 보상 모델을 유지하던 컴파운드는, 점점 더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와 격리형 시장을 내세운 경쟁 프로토콜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선택지가 됐다.

내부 리더십 변화도 겹쳤다. 레쉬너는 점차 일상적 운영에서 한발 물러섰고, 2023년 6월에는 아예 컴파운드를 떠나 기업 지분을 온체인에서 발행·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는 토큰화 플랫폼 ‘슈퍼스테이트(Superstate)’를 창업했다. 핵심 창업자의 퇴장은 장기 전략과 제품 방향성에 불확실성을 더했고, 커뮤니티와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했다.

이제 컴파운드의 숫자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디파이데이터 제공업체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컴파운드의 현재 TVL은 14억달러(약 2조 260억 원) 수준으로, 전성기였던 2021년 120억달러(약 17조 3,376억 원)의 10분의 1 남짓이다. TVL 기준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순위도 7위로 내려앉았고, 같은 부문 1위인 에이브는 약 270억달러(약 38조 9, , , ,960억 원) 규모 TVL로 격차를 크게 벌린 상태다.

수익성 지표도 마찬가지다. 2021년 월간 수수료 매출이 최대 4,700만달러(약 6,796억 원)에 달하던 시점과 달리, 최근 월간 수수료는 약 350만달러(약 505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2025년 들어 기록한 월간 최고 순수익도 88만 8,666달러(약 128억 원)에 그치며, 2021년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 514만달러(약 742억 원)와 큰 차이를 보인다.

컴파운드는 이번 변화를 다룬 더디파이언트(The Defiant)의 취재 요청을 거절했다.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버그 사태로 드러난 거버넌스 한계’, ‘베어마켓에서 드러난 리스크 모델의 취약성’, ‘경쟁 프로토콜 대비 느린 제품 진화’가 맞물리면서, 한때 디파이 대출 제국으로 불리던 컴파운드가 자연스럽게 2선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TVL 기준 여전히 디파이 대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코드 안정성과 온체인 거버넌스 실험에서 쌓은 레거시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디파이 생태계가 다음 성장 국면에 접어들 때, 컴파운드가 ‘원조 디파이 대출’이라는 이름값을 다시 활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현재 위치에 머무르며 인프라 수준의 존재로 남을지는 향후 제품 개편과 리스크 관리 전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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