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리온이 코스모스 SDK 기반 닐체인 운영을 3월 23일 완전 중단하고 NIL 보유자에게 이더리움으로 자산 이전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코스모스 허브 TVL 급감 등 생태계 약세 속 ‘엑소더스’가 이어지며, 유동성과 개발자 풀이 큰 이더리움으로의 전략적 이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2,000만 달러+2,500만 달러 유치한 닐리온… 3월 23일 ‘코스모스 체인’ 완전 중단, NIL 이더리움 이전 권고 / TokenPost.ai
NilChain을 개발한 프라이버시 특화 블록체인 프로젝트 닐리온(Nillion)이 코스모스(Cosmos) 기반 체인을 완전히 중단하고 이더리움(Ethereum) 생태계에 집중하기로 했다. 상호운용성을 앞세웠던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프로젝트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TVL(예치자산)과 수수료 감소가 가속화되는 흐름과 맞물린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모스 체인 중단, NIL 토큰 이더리움으로 이전
닐리온은 2월 17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코스모스 SDK로 구축한 자체 블록체인 ‘닐체인(nilChain)’ 운영을 오는 3월 23일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팀은 공지에서 NIL 보유자들에게 “체인 셧다운 이전에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이전하라”고 권고했다.
닐체인은 민감한 데이터를 온체인에서 안전하게 연산하는 ‘보안 연산(ssecure computation)’에 초점을 맞춘 프라이버시 지향 네트워크로 설계됐다. 그러나 코스모스 생태계 내에서 두드러진 사용 사례나 뚜렷한 수요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한 모습이다.
체인 종료 소식에도 프로젝트 존속 자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닐리온은 인프리 및 프로토콜 운영 무대를 코스모스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겨 계속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발표 직후 닐체인 토큰 NIL 가격은 이날 한때 10% 이상 급등해 0.06달러(약 8원)를 기록했으며, 이후 0.053달러(약 8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코인게코(CoinGecko)는 전했다.
이유 공개 안 한 닐리온…풍부한 자금력에도 코스모스 이탈
닐리온은 전통적인 레이어1, 레이어2 블록체인에 비하면 인지도는 낮지만, 그간 상당한 투자금을 확보해온 프로젝트다. 2022년 12월에는 디스트리뷰티드글로벌(Distributed Global)이 주도하고 GSR 마켓, 해시키(HashKey) 등이 참여한 시드 라운드에서 약 2,0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유치했다.
이어 2024년 10월에는 해크 VC(Hack VC)가 리드한 투자 라운드에서 2,500만 달러(약 363억 원)를 추가로 조달했다. 이 라운드에는 아비트럼 재단, 월드코인(Worldcoin), 세이(Sei), 해시키 캐피털,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 등이 참여해 프라이버시·보안 연산 인프라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닐리온은 코스모스에서의 철수를 선택했다. 팀은 디파이언트(The Defiant)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해 공식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유동성과 사용자,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모여 있는 이더리움 생태계로 이동해 성장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모스, 허브 스마트컨트랙트 포기 이후 ‘엑소더스’ 가속
닐체인의 결정은 코스모스가 자체 방향성을 재조정하는 가운데 나왔다. 2025년 7월, 코스모스 허브는 네이티브 스마트컨트랙트 기능 도입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당시 코스모스 측은 높은 비용과 미진한 개발자 수요를 이유로 들며, 허브 위가 아닌 다른 코스모스 기반 체인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라고 프로젝트 팀에 권고했다.
허브 중심 스마트컨트랙트 전략이 접히면서 다수 팀의 사업 계획이 초기화됐고, 그 시점 전후로 코스모스 생태계를 떠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스테이블코인 특화 프로젝트 ‘노블(Noble)’은 올해 1월 코스모스를 떠나 자체 EVM 호환 레이어1 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팀은 “사용자와 개발자가 이미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밝히며, 이더리움 호환 환경으로의 이동을 공식화했다.
프리즘(Pryzm), 콰이저(Quasar) 등 일부 체인은 완전 셧다운이나 대규모 구조 개편을 발표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테라 붕괴 여파와 유동성 부족, 남는 팀·떠나는 팀 갈려
2022년 국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테라(LUNA)·UST 붕괴는 코스모스 생태계 전반에도 장기적인 상처를 남겼다. 여러 프로젝트들은 이후 몇 년간 유동성 부족, 사용자 분산, 개발자 확보 실패를 겪었다고 토로하며 잇따라 코스모스 이탈 배경을 설명해 왔다.
반면 일부 인프라 제공자들과 개발팀은 여전히 코스모스의 상호운용성 모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규모 리테일 디파이(DeFi)보다는 체인 간 통신과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팀이라면, 코스모스 구조가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지표는 냉정하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코스모스 허브의 TVL은 약 265만 달러(약 38억 원)에서 이달 초 약 13만 1,000달러(약 19억 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네트워크 수수료 수입도 급감했다. 올 1월 기준 코스모스 허브의 월간 수수료는 약 21만 8,000달러(약 32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허브에 구축된 11개 프로토콜 가운데 실제 수익을 창출한 곳은 4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모스 약세 속 ATOM 변동성 확대…향후 관전 포인트
코스모스 허브의 거버넌스 토큰 코스모스(ATOM)는 최근 24시간 기준 약 4% 하락했지만, 직전 1주일로 범위를 넓히면 18% 이상 반등한 상태라고 코인게코는 집계했다. 생태계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가운데, 장·단기 매수·매도 세력이 뒤섞이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닐체인의 이더리움 이동은 개별 프로젝트 차원을 넘어, 코스모스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다시 한 번 드러낸다. 유동성과 사용자, 개발자가 집중된 EVM 계열로 프로젝트들이 옮겨가면서, 코스모스는 ‘상호운용성 특화 생태계’라는 원래 강점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유지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은 노블, 닐리온처럼 코스모스 밖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과, 남아 있는 인프라·코어 개발팀이 어떤 차별화된 사용 사례를 만들어내는지가 코스모스의 중장기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