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올해만 25억 달러가 순유출되는 등 '극단적 공포' 속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반면, 솔라나 ETF는 6거래일 연속 순유입으로 1억 1,30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24% 하락한 가운데, 자산·섹터별로 수급이 갈리며 2026년 크립토 시장 방향성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억 달러 이탈 vs 1억 1,300만 달러 유입… 비트코인 ETF '극단적 공포', 솔라나만 버텼다 / TokenPost.ai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6만6,000달러(약 9,579만 원) 아래로 밀리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솔라나(SOL) ETF만 홀로 자금 유입을 이어가는 대조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지 시간 수요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순유출 1억 3,330만 달러(약 1,928억 원)가 발생했다. 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이로써 이번 주 누적 순유출 규모는 2억 3,800만 달러(약 3,448억 원)에 달한다. 블랙록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8,400만 달러(약 1,215억 원) 이상이 빠져나가며 가장 큰 유출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30억 달러(약 4조 3,404억 원) 아래로 떨어지며 부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유출 둔화’를 잠재적 전환점으로 봤던 것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모두 힘이 빠진 채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만약 목·금요일 장에서 반전이 없을 경우, 비트코인 ETF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 순유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연초 이후 흐름만 봐도 분위기는 냉랭하다. 2026년 들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약 25억 달러(약 3조 6,170억 원)가 빠져나갔다. 그 결과 운용자산(AUM)은 836억 달러(약 120조 9,845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기관·개인 모두 위험 선호가 위축된 채 ‘현금 비중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솔라나 ETF, 6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이더리움·XRP와 ‘엇갈린 행보’
같은 시기 이더리움(ETH) ETF와 리플(XRP) ETF에서는 각각 4,180만 달러(약 605억 원), 220만 달러(약 32억 원) 규모의 일간 순유출이 발생했다. 메이저 알트코인 ETF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솔라나 ETF만은 예외적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솔라나 ETF는 6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연초 이후 누적 유입액이 약 1억 1,300만 달러(약 1,634억 원)에 이르렀다. 다만 거래대금은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뚜렷이 줄어든 상태다. 2월 들어 현재까지 솔라나 ETF로 들어온 자금은 900만 달러(약 130억 원) 수준으로, 올 1월 1억 500만 달러(약 1,517억 원), 2025년 12월 1억 4,800만 달러(약 2,143억 원)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럼에도 솔라나 ETF의 성장 속도는 눈에 띈다. 2025년 10월 미국에서 현물 솔라나 ETF가 출시된 이후, 관련 상품의 운용자산은 현재까지 약 7억 달러(약 1조 145억 원)에 근접했다. 2025년 11월 출시된 XRP ETF의 운용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 4,468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 시기 차이를 고려해도 솔라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솔라나 네트워크의 디파이(DeFi)·NFT·밈코인 생태계 확장과 더불어, ‘이더리움 이후 대안 레이어1’에 베팅하려는 자금이 ETF를 통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ETF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와중에도 솔라나 ETF가 버티는 모습은, 크립토 내에서도 섹터·자산별로 수급이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 ‘극단적 공포’…비트코인 연초 대비 24% 하락
비트코인 ETF 매도세는 시장 심리 악화와 맞물려 있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최근까지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졌음을 드러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2월 초 6만 달러(약 8,681만 원) 부근까지 밀리며 수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한 이후 다소 회복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미국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만 7,058달러(약 9,705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연초 대비 약 24% 하락한 상태다.
전통 금융권에서도 보수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금융기관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이 2026년 중 한때 5만 달러(약 7,234만 원)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이후 반등에 성공할 경우 연내 10만 달러(약 1억 4,468만 원) 재도달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단기 조정과 장기 강세 시나리오가 공존하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라는 해석이다.
온체인 지표에서는 다른 시그널도 포착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단기 샤프 비율(수익 대비 변동성 지표)은 과거 ‘세대적 매수 구간’으로 불렸던 수준까지 떨어졌다. 크립토퀀트 소속 이그나시오 모레노 데 비센테 애널리스트는 “차트의 화살표가 보여주듯, 과거 극단적인 음(-)의 샤프 비율 구간마다 이후 강력한 반등과 사상 최고가 갱신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트코인 ETF에서 이어지는 순유출과 솔라나 ETF로의 선택적 자금 유입, 그리고 ‘극단적 공포’ 속 온체인상의 장기 매수 시그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엇갈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와 심리 위축이 이어질 수 있지만, 자산별·섹터별로 수급이 재편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2026년 크립토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