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AGI·조(兆) 단위 자금 앞둔 크립토… 앱토스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가 쏘아올린 신호탄
2026/02/20

홍콩 롱티튜드 콘퍼런스에서 앱토스 재단이 공급 축소형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로 전환을 예고하며 레이어1 전반의 토크노믹스 재설계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패널들은 비트코인의 양자컴퓨팅 리스크, 트럼프 현직 대통령 이후 미국의 CLARITY 법안 추진, 조(兆) 단위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한 인프라 한계 등을 지적하며 2026년을 앞둔 구조적 신뢰 회복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2026년 AGI·조(兆) 단위 자금 앞둔 크립토… 앱토스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가 쏘아올린 신호탄 / TokenPost.ai

2026년 AGI·조(兆) 단위 자금 앞둔 크립토… 앱토스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가 쏘아올린 신호탄 / TokenPost.ai

Aptos 재단이 앱토스(APT) 토큰 경제 구조를 디플레이션(공급 축소) 방향으로 전면 손질하겠다고 나서며, 업계 전반에 토크노믹스 재설계 논의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BTC)이 양자컴퓨팅, 규제 등 기술·제도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각 프로젝트가 ‘토큰 설계’로 투자 심리 방어에 나서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홍콩에서 열린 코인텔레그래프 ‘롱티튜드(LONGITUDE)’ 콘퍼런스에서는 앱토스(Aptos) 사례와 함께 비트코인의 기술적 위협, 미국 규제 환경 변화, 인프라 성숙도까지 한 번에 짚어보는 논의가 이어졌다. 행사에는 트론(TRX) 창립자 저스틴 선을 비롯해 운용사, 인프라 기업, 규제 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2026년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넘어야 할 과제를 공유했다.

AGI 시대 준비와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 필요성

행사 오프닝 파이어사이드 톡에서 저스틴 선은 향후 몇 년 안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블록체인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GI가 블록체인을 쓰는 데 아주 쉬운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이 아닌 기계가 주체가 되는 경제에서 온체인 인프라와 토큰 설계가 다시 정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맥락에서 패널들은 레이어1 체인들이 확장성과 보안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토크노믹스’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앱토스 재단이 준비 중인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 제안은, 신규 발행과 락업 해제를 줄이고 네트워크 수수료·소각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공급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토큰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고, 장기 홀더에게 유리한 구조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앱토스 재단의 시도가 다른 레이어1 프로젝트들에도 적지 않은 압박을 줄 것으로 본다. 성장기에는 대규모 인센티브와 인플레이션 발행으로 생태계를 키웠다면, 이제는 실사용과 수익 기반으로 토큰을 ‘주식형 자산’처럼 다루는 설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양자 리스크, 비트코인 가치에 이미 반영해야”

첫 번째 패널 세션에서는 비트코인이 직면한 가장 큰 기술 리스크로 꼽히는 ‘양자컴퓨팅’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여전히 과장된 우려라는 입장이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가격에 일정 부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프리올 인베스트먼트 설립자 찰스 에드워즈는 “지금 당장은 확정된 위협이 아니더라도, 양자 리스크가 해결될 때까지 비트코인의 가치를 할인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온체인 데이터와 거시 환경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조건이 많았는데도, 연말 가격이 연초 대비 부진했던 배경으로 ‘양자 위협이 0이 아닌(non-zero) 리스크로 부각된 점’을 지목했다. 실제로 미국 비트코인 ETF 발행사들이 양자컴퓨팅 관련 위험 고지를 서류에 포함하기 시작한 점도 분위기 변화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반면 블록(Block) 공동창업자이자 헤미(Hemi) 공동창업자인 매튜 로작은 “양자 이슈는 결국 ‘두 단계’로 정리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통한 양자 내성 확보가 이뤄지면 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업그레이드하고, 그다음은 ‘침착하게 기다리는(chill)’ 단계가 될 것”이라며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메일스트롬 공동창업자 악샤트 바이댜 역시 양자컴퓨팅을 “존재론적 위협”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와 규제 당국, 주요 채굴·노드 사업자들이 함께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위협의 크기에 비례한 ‘조정된(coordinated)’ 대응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 “명확성으로 방향 전환”

두 번째 패널에서는 미국 ‘클래리티(CLARITY) 법안’과 규제 환경 변화가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이 집중 논의됐다. 이 법안은 증권형·상품형 토큰 구분, 발행·상장 기준 등을 명시해 업계에 보다 ‘예측 가능한 규칙’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트하우스에서 암호화폐와 인공지능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그 어느 때보다 CLARITY 법안 통과에 가까워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직 법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하진 않았지만, 패널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기조가 “눈에 띄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Α) 시니어 디렉터 션 맥휴는 과거 미국 전통 금융권에서 일하다가 두바이로 옮긴 이유에 대해 “규제 명확성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 반 전 미국을 떠날 때만 해도 상황이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며, 미국이 그동안 지나치게 혼란스러운 규제 환경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케일 투자(Grayscale) 최고법률책임자 크레이그 살름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사이에서 벌어진 ‘관할권 전쟁’을 상기시켰다. 그는 “규제 기관끼리 누구 관할인지 싸우는 구조 자체가 시장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 들어 두 기관이 공동 회의와 협의를 통해 디지털 자산 규율 체계를 같이 짜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살름은 “이제 필요한 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명확성’이며, 그런 방향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억·십억 달러는 가능하지만 조(兆) 단위는 아직”

마지막 패널은 글로벌 기관 자금이 ‘조(兆) 단위’로 유입됐을 때, 현재 암호화폐 인프라가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결론은 “아직은 아니다”에 가까웠다.

오프체인 랩스(Offchain Labs) 최고전략책임자 A.J. 워너는 “트릴리언(조) 달러 규모의 플로우를 받아들이기엔 네트워크 확장성, 장애 복원력, 사용자 경험 등 거의 모든 지점에서 병목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일일 수십억 달러 수준의 결제·파생상품 거래는 이미 처리하고 있지만, 전통 금융 시장 수준의 유동성이 한 번에 들어올 경우 온체인 인프라가 ‘안전하게’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모나드 재단(Monad Foundation)의 제오니타 타이탄 역시 “수십억 달러 단위 결제나 정산은 이제 큰 문제가 아니지만, 조 단위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단계는 분명 다른 이야기”라며 워너의 견해에 동의했다. 이들은 레이어2, 모듈형 블록체인, 계정 추상화 등 기술적 해결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대형 기관이 요구하는 수준의 규제 준수, 리스크 관리, 고객 보호 체계까지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앱토스의 ‘디플레이션 실험’, 시장 구조 전환 신호탄 될까

이번 롱티튜드 콘퍼런스에서 드러난 공통된 메시지는 ‘성장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구조적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양자컴퓨팅이라는 중장기 리스크를 안고 있고, 미국은 CLARITY 법안을 통해 뒤늦게나마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조 단위 자금 유입을 소화하려면 프로토콜·규제·운영 전반에 걸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이 가운데 앱토스 재단이 추진하는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는, 단순히 한 프로젝트의 실험을 넘어 ‘토큰 설계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관 투자 확대가 맞물리는 2026년 이후 시장에서, 공급 축소와 수익 공유 구조를 갖춘 토큰만이 투자자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2026년에도 뉴욕, 파리, 두바이, 싱가포르, 아부다비 등에서 롱티튜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앱토스 재단의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 제안이 실제로 어떤 설계로 귀결될지, 그리고 이를 계기로 다른 레이어1·디파이 프로젝트의 토큰 구조 개편이 이어질지는 당분간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