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리버가 약 134억 원 미납 채무와 CEO 법적 구속 등 복합 악재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 채굴장 금지령과 에너지 분쟁까지 겹치며 사업 전반이 마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134억 원 채무에 CEO 가택연금… 비트리버, '러시아 1위 채굴기업' 추락 위기 / TokenPost.ai
러시아 최대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리버, 파산 위기 직면
러시아 최대 비트코인(BTC) 채굴업체인 비트리버(BitRiver)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자회사 미납 채무와 지역 채굴 금지령, 에너지 계약 분쟁, CEO 법적 문제 등 각종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스베르들롭스크 지방 중재법원은 지난 1월 27일, 비트리버의 지주사인 폭스 그룹(Fox Group of Companies LLC)에 대한 '관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파산 절차의 초기 단계로, 엔플러스(En+) 계열사인 시베리아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of Siberia)가 제기한 약 920만 달러(약 134억 원) 규모 채무 소송에 따른 결과다. 폭스 그룹은 비트리버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한때 러시아 전체 채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작년에만 1억 2,900만 달러(약 1,879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던 비트리버는, 전국 15개 데이터센터에서 17만 5,000여 대의 채굴 장비를 운영하며 총 533MW 전력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현재는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장비 계약 분쟁과 법적 분쟁이 파산 도화선
이번 사태의 단초는 장비 공급 계약 분쟁이었다. 비트리버는 시베리아 인프라스트럭처로부터 약 7억 루블(약 134억 원)의 선금을 받고 채굴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실제 장비는 납품되지 않았고, 계약은 해지됐다. 해당 기업은 선금 환수 및 지연 손해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25년 4월 이르쿠츠크 지역 법원이 이 청구를 전면 인용했다.
이에 대해 비트리버 창업자 겸 CEO 이고르 루네츠(Igor Runets)는 장비는 이미 공급됐으며, 지주사인 폭스 그룹이 항소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포크로그(Forklog)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운영은 정상화됐지만, 지난해 12월 일부 사업장의 셧다운으로 인해 비트리버 루스를 포함한 여러 계열사가 큰 손실을 입었다”며 “엔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 강제집행 과정에서 폭스 그룹이 보유한 자산 대부분은 부채를 변제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파산 절차가 본격 추진됐으며,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동결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사업 운영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갈등·채굴 금지령 등 추가 악재
채굴 환경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비트리버가 운영 중이던 이르쿠츠크 지역 남부 채굴장은 지난달부터 지역 채굴 금지령으로 문을 닫았고, 부랴티야에 위치한 100MW 규모의 신규 데이터센터는 아직 가동되지 못한 상태다. 해당 지역은 2026년부터 연중 채굴이 전면 금지된다.
2025년 2월엔 잉구세티야 지역에서 채굴이 금지된 이후에도 가동되던 40MW 규모 시설이 강제 폐쇄됐다. 여기에 전력 대금을 둘러싼 에너지 공급업체와의 분쟁도 격화되고 있다. 비트리버와 계약한 파라데이 그룹 산하 전력 판매사는 2025년 8월부터 도매 전력시장 거래 자격을 박탈당했고, 엔플러스의 외부 판매 부서와 이르쿠츠크 전력망공사는 각각 1억 7,400만 원과 83억 원 상당의 미지급금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CEO 가택연금까지…지배구조도 흔들
이런 관리 위기 속에서 루네츠 CEO는 최근 러시아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자산을 은닉해 세금을 회피한 혐의 등으로 3건의 형사고발을 당했고, 현재 가택연금 상태다. 법원은 그의 법률대리인에게 오는 수요일까지 항소할 수 있도록 기한을 부여했다.
비트리버는 이미 국제 제재의 타깃이기도 했다. 2022년,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비트리버를 제재 리스트에 포함시키며, 서방시장 접근을 차단했다. 2023년에는 일본 금융 대기업 SBI가 러시아 철수에 따라 비트리버와의 사업 제휴를 종료했다.
채굴 수요는 여전…시장 격차 확대 가능성
비트리버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 채굴 수요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송전망 운영기관(System Operator)에 따르면 2025년 채굴업체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연결 용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해 4GW에 도달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Modor Intelligence)는 오는 2031년까지 러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이 연평균 14.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비트리버의 공백이 다른 채굴업체들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제도적 불확실성과 에너지 리스크가 여전한 한, 러시아의 채굴 산업은 당분간 불안정한 구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