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이 USDC 등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는 디파이 수익 모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진정한 디파이의 핵심은 리스크 분산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6조 원 몰린 USDC 대출…부테린 "진짜 디파이 아니다" 직격 / TokenPost.ai
비탈릭 부테린 "진짜 디파이 아니다"...USDC 중심 스테이블코인 전략에 쓴소리
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의 본질에 어긋나는 현 스테이블코인 기반 수익 모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오직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구조는 리스크를 제대로 분산하지 못하며, 탈중앙화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X(구 트위터)에서의 토론에서 부테린은 “디파이의 핵심 가치는 수익이 아니라 리스크를 어떻게 새롭게 분배하고 통제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디파이 대출 시장 다수가 미국 달러 기반의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USDC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테린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USDC 수익 상품’이라고 표현하며 “이들 프로토콜은 중앙화된 발행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도 발행자 리스크나 상대방 리스크를 실제로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철학에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따로 있다”
그는 디파이의 원래 이상에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예로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하나는 이더리움(ETH)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다른 하나는 현실 자산(RWA)이 과잉 담보로 뒷받침된 구조다.
ETH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부테린은 “사용자가 암호화폐 담보를 통해 스스로 발행하는 구조로, 핵심은 발행자가 아닌 시장 자체가 리스크를 흡수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에 대한 상대방 리스크를 시장조성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현실 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도 보수적으로 설계된다면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담보가 충분히 분산돼 있고 과잉 담보화돼 있어 단일 자산이 실패하더라도 페그(고정된 환율)를 유지할 수 있다면, 사용자들이 지는 리스크는 유의미하게 줄어든다”고 했다.
USDC 중심 대출 시장 구조…"탈중앙화인가, 중앙 집중인가"
부테린의 문제 제기는 현재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USDC가 차지하고 있는 ‘지배적 위치’와도 관련돼 있다. 프로토콜 대시보드에 따르면, 에이브(Aave)의 메인넷에서는 전체 대출 시장 규모 약 364억 달러(약 53조 2,875억 원) 중 41억 달러(약 6조 84억 원)가 USDC로 공급됐다. 대출 잔액만 해도 27억 7,000만 달러(약 4조 582억 원)에 이른다.
모르포(Morpho)의 시장에서도 상위 5개 대출 시장 중 3개가 USDC 기반으로, 담보 자산은 주로 래핑된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이다. 최대 대출 시장의 규모는 5억 1,000만 달러(약 7,465억 원)다. 컴파운드(Compound) 역시 USDC가 주요 자산으로, 3억 8,200만 달러(약 5,595억 원)가 수익을 발생시키고 2억 8,100만 달러(약 4,114억 원)가 대출됐다. 담보 담보는 약 5억 3,600만 달러(약 7,847억 원) 상당이다.
부테린의 지적처럼 디파이들이 탈중앙화를 표방하면서도 실제 운용 구조는 고도로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모순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에이브, 모르포, 컴파운드 3개사에 논평을 요청했으며, 에이브와 모르포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컴파운드는 마감 시점 기준 응답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 구조부터 다시 살펴야”
부테린은 이번 비판이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 구조가 디파이가 추구해야 할 리스크 분산과 탈중앙화라는 본연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음을 되짚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월 12일에도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장기적 거시 리스크, 국가 단위의 시스템 실패, 오라클 실패 등 온체인 외부 요소에도 버텨낼 수 있는 복원력 강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일 법정 화폐와 중앙 발행사에 과도하게 의존한 구조는 오히려 디파이의 취약점을 키우는 셈이다.
고전적 수익률 모델을 넘어서 리스크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부테린이 말하는 ‘진짜 디파이’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디파이의 존재 이유 자체를 되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