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하방 방어 포지션 강화와 미국 비트코인 ETF에서 9억 1,000만 달러 규모 순유출이 이어지며 6만 달러선 재테스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크라켄 xStocks는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거래 250억 달러와 온체인 거래 35억 달러를 기록하며 토큰화 주식·RWA 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250억 달러 토큰화 주식 질주…9억 1,000만 달러 빠진 비트코인 ETF, ‘6만 달러 재테스트’ 신호되나 / TokenPost.ai
비트코인 옵션·ETF 자금 이탈, 6만 달러 재테스트 우려 키운다
비트코인(BTC) 가격이 7만 1,000달러(약 10억 3,012만 원) 부근에서 저항을 받으며 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옵션 시장과 현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흐름이 ‘6만 달러 재테스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과 금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에만 위험 회피 심리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트코인은 일요일 7만 1,000달러 인근에서 상승세가 꺾인 뒤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이번 주 내내 6만 6,000달러(약 9억 5,759만 원) 지지선을 방어하며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안정적인 조정 구간처럼 보이지만, 옵션 시장에서는 기관·프로 트레이더들이 하방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풋옵션(매도 옵션)’을 사들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옵션 데이터 제공업체 레비타스(Laevitas)에 따르면 2개월 만기 비트코인 옵션의 델타 스큐(풋-콜 비율)는 목요일 기준 풋옵션이 콜옵션(매수 옵션) 대비 13% 비싼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수급이 균형을 이룰 때 이 지표는 -6%에서 +6% 사이에 머무는데, 지난 4주 동안 고위험 회피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48시간 동안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전략도 이를 뒷받침한다. 레비타스에 따르면 ‘베어 대각 스프레드(만기가 다른 하락 베팅 조합)’, ‘숏 스트래들(상·하방 모두 큰 움직임이 없을 때 수익 극대화)’, ‘숏 리스크 리버설(상승 콜 매도·하락 풋 매수 조합)’이 상위 전략을 차지했다. 단기 옵션을 매도해 비용을 낮추면서 중·장기 하락에 대비하거나,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때 수익을 노리는 포지션이 주를 이뤘다는 의미다. 특히 숏 리스크 리버설 전략은 선제 비용 없이 하락 시 수익을 내지만, 가격이 급등할 경우 손실이 사실상 무제한이라는 점에서, 현 시점 트레이더들이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ETF 흐름, 기관 심리 냉각
트레이더들의 위험 선호를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인 중국 위안화 시장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도 아직은 뚜렷한 ‘위험 선호’로 돌아서지 못한 모습이다. OKX 데이터에 따르면, 테더(USDT)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달러/위안 환율 대비 약 0.2% 할인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평상시에는 전통 외환 전환 수수료, 송금 비용, 중국의 자본 통제 리스크를 감안해 0.5~1%가량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주 초 1.4%까지 확대됐던 할인 폭이 다소 줄어들면서 과도한 패닉은 진정됐지만, 여전히 스테이블코인이 ‘할인’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중국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완전히 돌아서지 않았다는 의미다. 위험 자산 선호가 강해질 경우 스테이블코인에는 자연스럽게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인데, 현재 수준은 ‘온건한 자금 유출’ 정도로 해석된다.
기관 수요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인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도 명확히 부정적이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 집계 기준 2월 11일 이후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에서는 총 9억 1,000만 달러(약 1조 3,206억 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사상 최고가 대비 약 47%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고, 같은 기간 금은 2개월 만에 가격이 15% 오르며 5,000달러(약 7억 2,545만 원) 부근을 시험하는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쪽에는 뚜렷한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대비 불과 2%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위험 회피 흐름이 전반적인 금융시장 리스크 오프가 아니라 ‘암호화폐 섹터에 국한된 조정’에 가깝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즉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위험 자산 선호가 유지되고 있지만,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만큼은 기관 투자자들이 발을 한 발 빼고 있다는 것이다.
6만 달러 ‘연저점’ 재확인 가능성…뛰기 전, 이유부터 찾는 시장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옵션 포지셔닝과 ETF 자금 유출을 근거로 비트코인이 연초 기록한 6만 200달러(약 8억 7,395만 원) ‘플래시 크래시’ 구간을 다시 테스트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다. 아직 주식 및 금 시장의 펀더멘털이나 거시 환경에 뚜렷한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비트코인 조정에 뚜렷한 ‘트리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
옵션 시장이 보여주는 것은 과민 반응이라기보다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둔 방어적 포지셔닝’에 가깝다.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완전히 무너진 것도 아니고, ETF 자금 이탈 규모 역시 장기 추세를 뒤흔들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다. 다만 2월 들어 비트코인 ETF에서 발생한 9억 달러 이상 규모의 순유출은, 최근 몇 달간 공격적이던 기관 매수세가 한숨 돌리며 관망 모드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6만~6만 6,000달러 구간에서 지지선을 얼마나 견고하게 방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아직 방향성을 단정짓기보다는, 2월 6일 6만 200달러 급락의 원인과 그 후폭풍을 차분히 점검하며 다음 움직임을 가늠하는 단계에 서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이 6만 달러대를 재차 테스트하더라도, 그것이 단순 조정 구간일지, 혹은 중기적인 추세 전환 신호가 될지에 대한 해석이 향후 몇 주간 시장 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크라켄 xStocks, 8개월 만에 250억 달러 돌파…토큰화 주식 ‘안착’
한편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위로 옮기는 ‘토큰화’ 흐름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크라켄이 운영하는 토큰화 주식 플랫폼 ‘xStocks’는 출시 8개월도 채 되지 않아 누적 거래 규모 250억 달러(약 36조 2,725억 원)를 돌파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조정을 받는 와중에도 토큰화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크라켄에 따르면 이 250억 달러에는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화 거래소에서의 거래, 그리고 토큰 발행(민팅)과 상환(리딤)까지 모두 포함된다. xStocks가 100억 달러(약 14조 5,090억 원) 누적 거래를 처음 돌파한 것이 지난해 11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몇 달 만에 150% 성장했다는 의미다.
xStocks 토큰은 규제 등록을 마친 자산 제공사 ‘백드 파이낸스(Backed Finance)’가 발행한다. 백드는 실제 상장 주식 및 ETF를 1:1로 예치한 뒤 이를 대변하는 토큰을 만들고, 크라켄은 이 토큰의 주요 유통·거래 허브 역할을 맡는다. 투자자는 크라켄을 통해 토큰화된 주식과 ETF를 사고팔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이를 상환해 실제 기초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2025년 첫 선을 보인 xStocks는 출범 당시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엔비디아, 테슬라($TSLA) 등 미국 대형 기술주를 포함한 60여 종의 토큰화 주식을 지원하며 주목을 받았다. 전통 시장의 인기 종목을 토큰 형태로 온체인에 옮겨 놓음으로써, 디파이(DeFi)와 결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온체인 거래 35억 달러·지갑 8만 개…‘스테이블코인식’ 성장
크라켄은 xStocks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온체인 활동’을 꼽는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xStocks는 온체인에서만 약 35억 달러(약 5조 775억 원)의 거래를 기록했고, 고유 온체인 보유 지갑 수는 8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히 중앙화 거래소 내 주문 장부에서만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라,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전송·보관·활용되는 ‘디지털 네이티브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체인 거래는 중앙화 거래소 내부 계정 간 이동과 달리, 블록체인 상에서 누구나 확인 가능한 형태로 기록된다. 이용자는 지갑을 통해 토큰화 주식을 직접 보관하며, 이를 담보로 맡기거나 디파이 프로토콜과 연동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크라켄에 따르면 현재 고유 보유자 수 기준 상위 11개 토큰화 주식 가운데 8개가 xStocks 생태계에 속해 있을 정도로, 토큰화 주식 분야에서의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토큰화 주식의 성장세를 두고 “스테이블코인의 초창기와 닮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실물 자산 토큰화(RWA) 시장은 올해 초부터 암호화폐 가격 조정과 무관하게 꾸준한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토큰화 RWA의 총 가치는 최근 30일 동안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약 1조 달러(약 1,450조 9,000억 원)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토큰 터미널(Token Terminal) 집계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만 해도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지만, 6개월도 지나지 않은 12월에는 12억 달러(약 1조 7,411억 원)를 돌파했다.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스테이블코인이 초기에 비약적으로 사용처를 넓혀가던 국면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여전한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자산은 단기 조정 구간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실물 자산 토큰화, 토큰화 주식과 같은 인프라·기반 영역으로는 자금과 관심이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 비트코인 옵션과 ETF에서 읽히는 단기적 ‘공포’와 동시에, 토큰화라는 구조적 트렌드가 함께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암호화폐 시장 지형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