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은 최근 30일간 37% 하락했지만, 2018년 이후 여덟 번의 50% 이상 급락 뒤마다 ‘V자 반등’을 반복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 공급의 30.3%인 3,670만 ETH, 약 74억 달러 상당이 스테이킹으로 잠기며 장기 보유·공급 축소 신호를 강화하고 있다.
37% 급락·74억 달러 잠김… 이더리움, 여덟 번 반복된 ‘V자 반등’ 또 오나 / TokenPost.ai
리드문
이더리움(ETH)이 최근 한 달 새 30% 넘게 급락했지만, 또 한 번 ‘V자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18년 이후 여덟 차례나 50% 이상 급락을 겪고도 매번 빠르게 낙폭을 되돌린 만큼, 이번 조정 역시 과거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톰 리 “2018·2022·2025와 비슷한 바닥 구간”
펀드스트랫(Fundstrat) 리서치 총괄 톰 리는 홍콩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많은 투자자가 좌절하고 있지만, 2018년 이후 이더리움은 50% 넘게 떨어진 일이 여덟 번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이더리움은 1월부터 3월까지 64% 급락했지만, 여덟 번 모두 ‘V자 바닥’을 만들며 떨어진 속도와 거의 같은 속도로 회복했다”며 “지금도 구조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리의 주장은 이더리움이 단기간 급락 후 강하게 반등해 온 ‘패턴’에 근거한다. 과거 8번의 큰 하락 구간 모두 직선에 가까운 급락 뒤 비슷한 속도로 반등이 나왔고, 이번 조정도 그 연장선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완성형 바닥 가까워…팔기보다 기회 고민할 때”
시장 분석가 톰 디마크는 온체인·가격 구조 분석을 통해 1,890달러(약 2,717만 원) 구간을 유력한 바닥 후보로 제시했다. 다만 이 가격대를 두 차례 깨는 이른바 ‘언더컷(undercut)’이 나온 뒤에야 진정한 바닥이 완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리는 이 구간을 ‘완성형 바닥(perfected bottom)’으로 보며 “지금 이더리움은 바닥과 매우 근접해 있다”고 했다. 그는 “2018년 하반기, 2022년 가을, 2025년 4월과 비슷한 국면”이라고 짚으면서 “이미 상당한 하락이 진행된 뒤라면 바닥을 두려워하기보다, 여기서 어떤 기회가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더, 30일 새 37% 급락…연중 저점은 아직 안 깨
트레이딩뷰(TradingView) 기준으로 이더리움은 2월 6일 코인베이스에서 1,760달러(약 2,531만 원)까지 밀리며 연초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후퇴했다. 이는 2025년 들어 기록한 저점인 1,400달러(약 2,014만 원) 초반대 아래로는 내려가지는 않은 수준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2,000달러(약 2,878만 원)선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데 계속 실패하고 있다. 기사 작성 시점에는 1,970달러(약 2,835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30일 동안 낙폭만 37%에 달한다. 단기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스테이킹 대기 71일 ‘사상 최고’…공급 잠김 가속
가격 부진과는 달리 온체인 지표에서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요가 오히려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검증자 대기열 모니터링 서비스 밸리데이터큐(ValidatorQueue)에 따르면, 현재 이더리움 스테이킹 진입 대기 기간은 71일로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검증자 진입 대기열에 쌓인 이더리움 물량은 400만 ETH에 달한다.
전체 공급 대비 스테이킹 비율도 30.3% 수준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는 약 3,670만 ETH가 네트워크 검증에 묶여 유통시장에서 사실상 빠져 있다는 의미다.
“1/3이 비유통 상태…74억 달러 잠김이 주는 의미”
크립토 애널리스트 ‘밀크 로드(Milk Road)’는 “이더리움 전체 물량의 3분의 1이 현재 유동성이 없는 상태로, 연 2.83% 수준의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받으며 스테이킹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 2.83%는 전통 금융 상품과 비교하면 크게 뒤지지 않지만, 고수익을 좇는 크립토 투자 문화에서는 ‘매력적인(high-yield)’ 수익률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그럼에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이더리움을 맡기고 있다”며 “가격이 조정받는 구간에 74억 달러(약 10조 6,486억 원) 상당의 자산을 잠가두는 행위는 단순한 단기 투기라 보기 어렵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더리움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인식하고 ‘자리 잡고 있다(settling in)’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시장 의미와 향후 관전 포인트
현재 이더리움 시장은 가격 차트만 보면 깊은 조정 국면이지만, 스테이킹 지표만 놓고 보면 ‘공급 축소’가 구조적으로 진행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리가 언급한 것처럼 과거 여덟 차례의 대규모 하락 뒤마다 ‘V자 반등’이 반복된 점, 그리고 3분의 1에 이르는 물량이 온체인에 장기 잠김 상태라는 점은 중장기 수급 구조를 바라볼 때 중요한 참고 데이터가 된다.
다만 과거 패턴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거시 환경, 규제, 온체인 활동, D앱 생태계 경쟁 등 변수에 따라 이번 조정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가격 노이즈보다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활용도와 스테이킹·수수료 구조 변화 등 펀더멘털 지표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