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용자 품은 텔레그램… ‘톤(TON)’, 4억 달러(약 5,768억 원) 기관 매수로 대중 채택 가속하나
2026/02/15

텔레그램 월간 활성 이용자가 10억 명을 넘어서며, 메신저에 내장된 블록체인 톤(TON)이 ‘제로 마찰’ 온보딩 전략으로 대중 채택 후보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톤 재단 맥스 크라운 CEO는 스눕독 연계 NFT 판매 1,200만 달러(약 1,730억 원) 완판과 올해 기관 톤코인 매입 4억 달러(약 5,768억 원) 유입이 확산 동력이라고 밝혔다.

 10억 이용자 품은 텔레그램… ‘톤(TON)’, 4억 달러(약 5,768억 원) 기관 매수로 대중 채택 가속하나 / TokenPost.ai

10억 이용자 품은 텔레그램… ‘톤(TON)’, 4억 달러(약 5,768억 원) 기관 매수로 대중 채택 가속하나 / TokenPost.ai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이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 10억 명을 넘어선 가운데, 텔레그램과 긴밀히 연결된 블록체인 ‘톤(TON)’이 대중 채택을 향한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원래 텔레그램의 네이티브 블록체인으로 설계된 톤은 이제 ‘메신저 안에 웹3 인프라를 심는’ 이례적인 실험이자, 웹2·웹3 결합 전략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크립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맥스 크라운(Max Crown) 톤 재단(TON Foundation)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톤이 어떻게 다른 레이어1과 달리 실제 소비자 접점을 확보했는지, 그리고 이 같은 ‘텔레그램 네이티브’ 설계가 향후 성장 동력으로 어떻게 작동할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 친화적 디자인, 소셜 NFT, 제도권 투자자 유입이 톤의 다음 단계 성장을 이끌 핵심 축으로 꼽혔다.

‘인터넷 규모’ 염두에 둔 초기 설계…웹3가 아니라 ‘모바일 앱’처럼

크라운은 톤의 가장 큰 강점을 “태생부터 소비자용 플랫폼을 지향한 설계 철학”에서 찾는다. 그는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처음엔 크립토 마니아들을 위한 실험 공간으로 출발한 후, 나중에야 소비자용 앱에 자신들을 끼워 넣으려 했다”며 “톤은 애초에 반대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톤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인터넷 서비스 수준의 대규모 트래픽’을 전제로, 빠른 최종결정(파이널리티), 낮은 지연시간, 예측 가능한 수수료 구조를 우선순위에 두고 설계됐다. 크라운은 “이런 기술적 토대가 개발자 문화도 바꿔 놓았다”며 “톤 생태계 개발자들은 복잡한 금융공학보다 ‘사용성과 속도’에 최적화돼 있고, 그 결과 톤에서 돌아가는 앱들은 전통적인 웹3 서비스보다 일반 모바일 앱에 훨씬 가깝다”고 설명했다. 직관적이고, 소셜 기능이 강하며, 반응 속도가 즉각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렬은 인프라에만 그치지 않는다. 톤 블록체인, 개발자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레이어, 그리고 텔레그램과의 통합이 한 방향으로 맞물리면서 ‘배포’ 자체를 생태계의 내장 기능으로 만들었다. 크라운은 “텔레그램이 가진 개방성과 퍼미션리스 구조, 그리고 수많은 디지털 커뮤니티의 출발점이라는 특성이 곧 톤의 확산 경로가 된다”며 “웹3 인프라 위에 얹힌, 웹2식 대규모 유통 채널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다른 생태계는 기존 소비자 앱을 나중에 웹3 프론트엔드로 바꾸려 했지만, 톤은 처음부터 ‘소비자 앱 내부의 웹3 인프라’가 되도록 만들어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갑·수수료·시드 문구는 뒤로…‘제로 마찰’ 온보딩 실험

웹3 업계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 온 영역이 바로 온보딩이다. 지갑 설치, 시드 문구(복구 구문) 보관, 가스 수수료 이해 등 진입 장벽이 높아 대중 확산을 가로막아 왔다. 톤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크라운은 “대부분의 웹3 온보딩은 사용자가 실제 가치를 경험하기도 전에 복잡한 크립토 개념을 이해하라고 요구하면서 무너진다”며 “톤은 이 모델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안에 톤이 심어져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별도 지갑을 깔지 않아도 채팅방, 커뮤니티, 미니 앱에서 자연스럽게 톤 기반 서비스와 마주친다. 게임, 디지털 선물, 간편 결제 등으로 우선 ‘경험’이 시작되고, 크립토라는 인식은 뒤로 밀린다.

실제 ‘제로 마찰’ 온보딩은 두 가지로 구현된다. 첫째는 텔레그램과 깊게 통합된 지갑 경험이다. 크라운은 “톤 지갑은 텔레그램 내부에 존재한다”며 “결제, 자산, 인터랙션이 모두 텔레그램의 기능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크립토에서 가장 두려움을 주는 요소들, 즉 키 관리와 수수료 구조를 최대한 화면 밖으로 숨긴 점이다.

그는 “많은 경우 이용자는 자신이 크립토 생태계에 온보딩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며 “그저 채팅하고, 선물을 주고, 결제하는 경험만 한다”고 말했다. 톤이 노리는 지점은 바로 ‘블록체인이 보이지 않는 블록체인’이다.

12만 달러 ‘텔레그램 NFT 선물’ 완판…NFT의 역할을 다시 정의

톤의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로 크라운은 텔레그램 ‘Gifts-to-NFT’ 기능을 들었다. 스눕독(Snoop Dogg)과 연계된 이 기능은 약 1,200만 달러(약 1,730억 원) 규모의 NFT 판매가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다. 단순 매출 규모를 넘어, NFT가 대규모 이용자 앞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실험이었다는 평가다.

크라운은 “톤에서 NFT는 투기 수단이 아니라 우선 ‘소셜·컬처 오브젝트’로 진화한다”고 강조했다. 톤 기반 NFT는 독립된 마켓플레이스에 머물지 않고, 텔레그램 대화방, 팬덤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경제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디지털 선물, 뱃지, 접근권, 팬클럽 멤버십 등 실생활과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며, 이모티콘이나 디지털 패션에 더 가깝게 작동한다.

그는 “금융화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금융화가 출발점이 아니라, 의미와 효용 위에 얹힌 ‘후순위 레이어’가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NFT를 투기 이미지에서 떼어내 대중 시장의 디지털 문화 코드로 재배치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크라운은 이런 관점 전환이 톤의 대중 확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톤코인 5,768억 원어치 사들인 기관…‘실사용 + 인프라 성숙’이 견인

이처럼 소비자 중심 트랙션이 쌓이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도 톤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기관이 매입한 톤코인(TON) 규모는 4억 달러(약 5,768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운은 이 같은 자금 유입 배경으로 네트워크 성숙도, 가시적인 사용량, 인프라 고도화를 꼽았다. 그는 “1년 전과 비교하면 톤은 완전히 다른 네트워크”라며 “대규모 트래픽에서도 안정성을 입증했고,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 유동성 등 주변 생태계도 기관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텔레그램과 결합된 독특한 유통 구조도 차별화 포인트다. 크라운은 “톤은 ‘사용자를 힘들게 모으는’ 모델이 아니다”라며 “이미 사람들이 매일 열어보는 플랫폼 안에 내장돼 있기 때문에, 장기 자본 입장에서는 이 비대칭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관 수요가 톤의 방향성을 바꿔놓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기관을 위해 이용자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최적화하지 않는다”며 “기관 자본이 가져오는 것은 오히려 보안, 회복력, 투명성에 대한 더 높은 기준이고, 이는 결국 전체 생태계 건강성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규제 뚫고 시장 확장…‘프로토콜은 기술, 규제는 앱 레이어에서’

톤은 최근 미국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 이슈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지만, 크라운은 “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1년 전보다 훨씬 ‘길이 보이는’ 시장이 됐다”며 “규칙이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운은 특히 ‘프로토콜 레벨’과 ‘애플리케이션 레벨’ 규제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톤은 탈중앙 블록체인으로, 그 자체로는 기술 레이어이지 규제 대상 금융 중개기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신 톤 재단과 생태계 프로젝트들은 제재·자금세탁 관련 요구사항을 충족하려고 TRM 랩스(TRM Labs), 엘립틱(Elliptic),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등 블록체인 분석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는 “목표는 베이스 레이어를 개방적이고 중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필요한 곳에서는 앱 레이어에서 제재 스크리닝, 트랜잭션 모니터링 등 컴플라이언스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은 열어두되, 서비스 레벨에서 각국 규제에 맞춘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다.

비전보다 중요한 ‘실행’…리더십 통합이 의미하는 것

크라운이 최근 톤 재단의 회장과 CEO를 동시에 맡게 된 것도 이러한 ‘실행 중심’ 전환과 맞물려 있다. 그는 “톤이 부족했던 것은 비전이 아니라 조율(coordination)이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커지는 생태계 속에서 의사 결정과 실행을 한 축으로 묶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 톤은 실험 자체보다는 ‘기본기’가 더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며 안정적인 확장, 개발자 경험 개선, 끊김 없는 온보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무분별한 실험보다 검증된 유즈케이스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문페이에서 배운 것…‘블록체인은 보이지 않을수록 좋다’

크라운은 톤 합류 전, 소비자 지향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문페이(MoonPay)를 공동 창업한 이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경험이 톤 전략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문페이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배포력과 마찰 없는 온보딩이 거의 모든 것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사용자들은 크립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우고 싶어 한 게 아니라, 그냥 잘 작동하기만을 원했다”고 회상했다.

이 원칙은 현재 톤의 전략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복잡한 체인 구조나 토큰 이코노미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이용자 눈앞에서 블록체인 요소를 지우고, 친숙한 UX와 익숙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이다. 그는 “경험이 직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면, 그다음엔 자연스럽게 채택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솔라나와의 경쟁 구도…톤이 말하는 ‘불공정 이점’

대규모 채택을 노리는 레이어1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크라운은 톤이 가진 ‘불공정한 이점’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톤은 사람들이 매일 여는 메인스트림 제품, 즉 텔레그램으로 바로 이어지는 유일한 대형 체인”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ETH)이 조합 가능성(컴포저빌리티)과 디파이·NFT 생태계에서 강점을 갖고, 솔라나(SOL)가 고성능과 처리 속도를 내세운다면, 톤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배포력’에 있다. 크라운은 “개발자가 ‘제품을 출시한 순간부터 수백만 실사용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거리를 가장 빠르게 줄여 주는 체인이 톤”이라며 “이 점에서 톤은 사실상 독자적인 카테고리에 있다”고 말했다.

톤 재단은 여기에 더해 개발자 도구와 플러그앤플레이형 빌딩 블록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웹2에서 웹3로 넘어오려는 팀들이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통로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텔레그램은 이미 글로벌에서 디지털에 익숙한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고 있고, 톤은 그 위에서 ‘일반 앱처럼 보이고, 일반 앱처럼 확장되는’ 차세대 소비자용 크립토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톤이 실제로 이 ‘불공정한 이점’을 끝까지 살려낼 수 있을지는 아직 남은 과제다. 다만 텔레그램이란 거대한 분배 채널 위에, 마찰 없는 온보딩과 소셜·컬처 중심의 NFT, 그리고 점차 성숙해가는 제도권 인프라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웹3의 대중 채택을 고민하는 시장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