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 0,000달러(약 143억 4,000만 원) 제재금 ‘초읽기’… 네덜란드, 크립토 예측시장 폴리마켓 사실상 퇴출
2026/02/21

네덜란드 도박 규제당국 KSA가 폴리마켓 계열사 ‘어드벤처 원’에 무허가 베팅 서비스 중단을 명령하고, 불이행 시 최대 99만 0,000달러(약 143억 4,000만 원) 제재금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예측시장이 ‘도박’인지 ‘파생상품’인지 성격 논쟁이 유럽·미국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36% 자본이득세 강화 논의와 맞물려 크립토 규제 기조를 더 엄격히 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99만 0,000달러(약 143억 4,000만 원) 제재금 ‘초읽기’… 네덜란드, 크립토 예측시장 폴리마켓 사실상 퇴출 / TokenPost.ai

99만 0,000달러(약 143억 4,000만 원) 제재금 ‘초읽기’… 네덜란드, 크립토 예측시장 폴리마켓 사실상 퇴출 / TokenPost.ai

네덜란드가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사실상 퇴출 명령을 내리며, 급성장 중인 예측시장과 각국 도박 규제 체계의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허가 없는 베팅 서비스’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네덜란드 규제당국, 폴리마켓 현지 법인 운영 중단 명령

네덜란드 도박 규제당국(Kansspelautoriteit, KSA)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현지 계열사 ‘어드벤처 원(Adventure One)’에 대해 네덜란드 거주자 대상 베팅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당국은 이 회사가 도박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베팅 상품을 제공해왔고, 특히 네덜란드 선거 등 국내 정치 이벤트에 대한 베팅을 허용해 현행 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규제당국이 화요일 공개한 공지에 따르면, 어드벤처 원은 즉시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99만 0,000달러(약 143억 4,000만 원)에 이르는 제재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 유력 경제지 FD도 폴리마켓이 공식적으로 ‘네덜란드 내 금지 플랫폼’으로 지정됐다고 보도하며, 서비스 중단 명령이 단순 경고 수준을 넘어섰음을 전했다.

“예측시장 베팅, 합법 도박사도 허용 안 돼”

엘라 세이즈너(Ella Seijsener) 네덜란드 도박 규제당국 라이선스·감독 국장은 “예측시장은 네덜란드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들이 제공하는 베팅 상품은 ‘어떠한 경우에도’ 네덜란드 시장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예측시장 형태의 베팅은 기존 합법 도박사에게까지 허용되지 않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폴리마켓 측이 이전부터 제기된 규제당국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본다. 선거, 정치 이벤트 등 특정 결과에 돈을 거는 계약은 네덜란드 도박법상 명확한 금지 영역인데도, 플랫폼이 네덜란드 이용자에게 해당 상품을 계속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예측시장과 같은 ‘이벤트 기반 계약(event-based contracts)’을 둘러싼 규제 공방이 유럽에서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도 예측시장 긴장 고조…“스포츠베팅과 다를 바 없다” vs “연방상품”

예측시장은 크립토와 결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용자는 선거 결과, 경제 지표, 정책 결정, 심지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이벤트까지 다양한 사안에 대해 베팅 형태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각국 규제 체계에선 이를 ‘도박’으로 볼지, ‘파생상품·선물’로 볼지 명확한 기준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폴리마켓 최고법률책임자 닐 쿠마(Neal Kumar)는 올해 초 미국 연방 법원이 예측시장 규제 범위를 검토 중인 만큼, 규제 당국과의 협의를 열어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예측시장 플랫폼이 전통 금융 규제 프레임워크 속에서 제도권에 편입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러 미국 주(州) 당국은 이벤트 기반 계약을 ‘스포츠베팅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보고, 주 단위 도박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수뇌부는 이런 서비스가 연방 차원의 파생상품 규제 틀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주정부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예측시장을 둘러싼 관할권 다툼이 ‘도박 vs 금융상품’이라는 근본적인 성격 논쟁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네덜란드, 크립토 포함 자본이득세 강화 논의…규제 기조 더 엄격해지나

폴리마켓 제재는 네덜란드 내 디지털 자산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네덜란드 하원은 최근 특정 투자상품에 36%의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통과시켰으며, 최종적으로 상원이 승인할 경우 이 규정은 2028년부터 시행될 수 있다. 업계에선 이 조치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 투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예측시장 규제는 단순 도박 규제 차원을 넘어, 자본이득 과세 강화와 함께 크립토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예측시장이 암호화폐 결제·정산 구조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크립토 기반 도박’으로 인식되는 만큼, 당국 입장에선 디지털자산 규제 패키지의 일부로 다루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폴리마켓에 대한 집행 조치는 네덜란드 의회가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보다 촘촘한 규제 틀을 검토하는 시점에 나왔다. 규제 당국 입장에서는 법적 회색지대를 해소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와 시장 혼탁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간접 크립토 투자 15배↑…직접 보유는 아직 제한적

한편 네덜란드 중앙은행인 네덜란드은행(DNB)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네덜란드 투자자의 ‘증권 형태’ 간접 크립토 투자 규모는 빠르게 확대됐다. 2025년 10월 기준 관련 익스포저는 약 12억 유로 수준으로 추산되며, 2020년 말 약 8,100만 유로에서 1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는 새로운 자금 유입보다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디지털 자산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간접 투자가 늘었음에도, 크립토 증권이 네덜란드 전체 투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03%에 불과하다. 가계·기관·기업을 아우르는 대부분의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전통 자산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당국이 예측시장 플랫폼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크립토 시장 전반을 ‘체계적 위험’으로까지 보지는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본토 크립토 기업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크립토 기업 암닥스(Amdax)는 3,000만 유로(약 434억 6,000만 원)를 조달해 ‘암스테르담 비트코인 트레저리 스트레티지(Amsterdam Bitcoin Treasury Strategy, AMBTS)’를 출범했다.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1%인 약 21만 BTC를 축적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크립토를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보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모델이 유럽에서도 확산 조짐을 보이는 대목이다.

예측시장, 국경 넘는 성장 vs 각국 도박 규제와 정면충돌

이번 폴리마켓 사례는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이 국경을 초월해 성장하는 반면, 각국 도박·금융 규제 체계는 여전히 국가 단위에 머물러 있다는 구조적 충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네덜란드처럼 도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는, 예측시장이 아무리 ‘정보 기반 가격발견’ 기능을 강조하더라도 우선 ‘불법 베팅’ 잣대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폴리마켓은 네덜란드에서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며 유럽 내 확장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 중인 규제 논쟁 결과에 따라, 예측시장 전체가 ‘합법 파생상품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국경을 넘는 그레이 마켓’으로 남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네덜란드의 이번 조치는 예측시장이 단기간에 주목을 받는 영역인 만큼, 다른 국가 규제당국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관할권에서 비슷한 제재와 인허가 요구가 이어질 경우, 폴리마켓 같은 글로벌 예측시장 플랫폼은 각국 규제 기준에 맞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