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XRPL 개발 자금 지원을 독립 조직·VC·커뮤니티로 분산하는 구조로 바꾸고, 핀테크 빌더 프로그램과 XAO DAO 마이크로그랜트 등 신규 경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XRPL 디파이 예치금이 감소한 가운데, 스테이킹·대출 인프라 추진과 검증인 80% 동의가 필요한 투표 절차가 반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플, XRPL 개발 지원금 ‘분산형’ 전환…단일 게이트키퍼 논란 줄인다 / TokenPost.ai
리플이 XRP 레저(XRPL) 개발 자금 지원 구조를 ‘분산형’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리플 중심으로 흘러들던 생태계 지원금을 독립 조직, 벤처 파트너, 커뮤니티 주도 이니셔티브로 넓혀 ‘단일 게이트키퍼’ 논란을 줄이고 개발자들의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시가총액 약 400억달러(약 57조6160억원·1달러=1440.40원) 규모의 크립토 결제 기업 리플은 목요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XRP 레저 개발을 위한 신규 자금 프로그램과 함께 지원 체계 변화 방침을 공개했다. 리플은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개발자들이 확장(scale)할 수 있도록, 더 분산되고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자금 접근성을 넓히는 쪽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XRP 레저 생태계의 펀딩은 리플이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리플은 이제 개발자들이 여러 채널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리플이 XRP 레저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시장의 인식을 희석하려는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플과 XRP 레저는 법적으로나 구조적으로는 “별개”라는 점을 내세워 왔지만, 역사적으로는 밀접하게 얽혀 있었다. XRP 레저가 2012년 출범한 이후 핵심 창립 멤버 상당수가 리플을 공동 창업하거나 핵심 임원으로 합류했다. 여기에 리플은 XRP의 최대 보유자이기도 하다. 리플은 2025년 3월(마지막 공개 기준) 기준으로 XRP를 570억달러(약 82조108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유통 물량의 약 3분의 2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리플이 XRP 레저의 주요 개발 주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분산형 펀딩’ 전환은 생태계 거버넌스 논란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리플, 개발자 자금 조달 ‘새 루트’ 제시
리플이 제시한 새 펀딩 경로의 핵심은 스타트업·커뮤니티·기관 파트너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다층 구조다. 우선 리플은 XRP 레저 위에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핀테크 빌더 프로그램(FinTech Builder Programme)’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분야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신용(크레딧) 인프라, 토큰화(tokenisation), 규제 준수형 금융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커뮤니티 측면에서는 6월 출범한 XRP 레저의 탈중앙화자율조직(DAO) ‘XAO DAO’가 마이크로그랜트(microgrant) 형태로 실험적 개발을 촉진하고, 커뮤니티 목소리를 키우는 역할을 맡는다. 재단·지역 조직도 계속 전면에 선다. XRP 레저 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XRPL 커먼스(XRPL Commons)’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자 지원 이니셔티브 ‘XRP 아시아(XRP Asia)’가 기존 역할을 유지한다.
여기에 대학 파트너십과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도 공식 지원 축으로 들어왔다. 리플은 드래곤플라이 캐피털, 판테라, 프랭클린 템플턴 등 벤처 파트너들이 핵심적인 자금 공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플은 “어떤 단일 조직도 생태계 지원의 유일한 ‘게이트키퍼’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XRPL 디파이, 예치금 감소…반전 카드도 거론
다만 펀딩 구조 개편과 별개로 XRP 레저가 디파이(DeFi) 생태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표는 부담이다. XRP 레저는 840억달러(약 120조9940억원) 규모의 XRP 토큰을 품고 있지만, 디파이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에 따르면 XRP 레저 프로토콜로 유입된 예치금(TVL 성격)은 7월 정점 1억2000만달러(약 1728억4800만원)에서 최근 4900만달러(약 705억7960만원)로 감소했다.
내부 인력 변화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물러났다. 슈워츠는 14년 동안 재직하며 네이티브 자동화된 마켓메이커(AMM) 출시, 프로그래머블 토큰 도입 등 XRP 레저의 디파이 관련 업데이트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반등 가능성을 키울 변수도 논의되고 있다. 리플 개발진은 XRP 스테이킹 도입 방안을 거론해 왔는데, 이는 네트워크 참여 유인을 높여 디파이 유동성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리플은 XRP 레저 위에서 대출(lending) 시장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기관이 개인 투자자(리테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통 금융의 수요를 온체인으로 끌어오겠다는 시도에 가깝다.
해당 기능은 1월 28일 검증인(validator) 투표 절차에 들어갔으며, 통과를 위해서는 XRP 레저 검증인들의 80% ‘슈퍼 과반(supermajority)’ 동의가 필요하다. 결국 XRP 레저가 디파이 부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기술 로드맵의 실행력과 함께, 리플이 약속한 ‘분산형 지원 구조’가 실제로 개발자 유입과 생태계 자생력 강화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