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이 캔자스시티 연은으로부터 마스터 계정을 승인받으며 연준 결제망에 직접 접근하게 됐고, 은행 로비단체는 절차·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쟁점은 결제망 접근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이자 허용 여부로 번지며, 크립토의 제도권 편입과 전통 은행 역할 재정의 논쟁이 커지고 있다.
크라켄, 연준 ‘마스터 계정’ 승인…결제망 직결에 은행권 반발 확산 / TokenPost.ai
크라켄(Kraken)이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FRB)으로부터 ‘마스터 계정(master account)’ 승인이라는 이례적 성과를 거두면서, 전통 은행권과 크립토 업계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스터 계정은 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이 연준의 결제망에 직접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인프라로, 크라켄은 이를 통해 수천 개 금융기관과 동일한 결제 레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은행 로비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미국 은행정책연구소(Bank Policy Institute, BPI)는 “캔자스시티 연은이 ‘제한 목적(limited purpose)’ 마스터 계정, 즉 ‘스키니(skinny) 계정’으로 보이는 계정 신청을 연준 이사회가 관련 정책 프레임워크를 확정하기 전에 승인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규제 담당 공동 책임자인 페이지 피다노 패리돈(Paige Pidano Paridon)은 이번 결정이 공청 및 의견수렴 절차를 무시했고, 투명성도 부족했으며, 결제 시스템에 중대한 변경을 추진할 때 공개 의견을 구하겠다는 연준 자체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립토 지지 성향이 강한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와이오밍)은 이번 승인을 “분수령(watershed moment)”으로 평가했다. 크립토 산업이 법·규제 측면에서 인정 범위를 넓히며, 전통적으로 미국 은행권의 핵심 텃밭이었던 23조달러(약 3경3672조원, 1달러=1464원 기준) 규모 대출 산업과 정면 충돌하는 흐름이 선명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스터 계정’ 승인, 무엇이 달라지나
크라켄은 현지시간 수요일 마스터 계정 승인을 공식화하며,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더 빠르고 매끄러운 거래 처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켄 공동 최고경영자(공동 CEO)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앞서 지난해 9월 DL뉴스 인터뷰에서 기관투자자 비중을 키워 “회사 매출의 3분의 1”을 기관에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승인으로 크라켄이 연준과 연결되는 것은 맞지만, 은행이 누리는 ‘전체 서비스’를 그대로 받는 구조는 아니다. 예컨대 연준에 예치한 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 등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크립토 기업이 오랜 기간 금융권의 ‘원치 않는 존재’처럼 취급받아온 현실을 감안하면, 마스터 계정은 상징성과 실무적 효용을 동시에 갖는 성과로 평가된다.
세티는 성명에서 “이번 이정표는 크립토 인프라와 국가(sovereign) 금융 결제 레일의 결합을 의미한다”며 “연준 마스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미국 은행 시스템의 주변부 참여자가 아니라, 직접 연결된 금융기관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반발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은행권의 경계심은 결제망 접근 권한 그 자체보다, 크립토가 예금과 유사한 기능을 스테이블코인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더 크게 맞춰져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크립토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빨라진 것이 은행권 입장에서는 위협으로 작용한다.
트럼프는 백악관 복귀 첫해부터 크립토 친화적 행정명령을 잇달아 내고, 업계에 우호적인 인사들을 정부 핵심 보직에 기용했으며, 감독 강도를 완화하는 방향을 지지해 왔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핵심으로 불리는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하면서,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공식 금융상품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는 평가도 확산됐다.
다만 지니어스 법에는 스테이블코인 보유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은행들은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고객 자금이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번 주 트럼프는 스테이블코인 수익률(stablecoin yield)을 둘러싼 은행권과 크립토 업계의 수개월간 갈등에서 크립토 쪽에 힘을 실었다. 이 싸움은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로 거론되는 ‘클래리티 법(Clarity Act)’ 협상까지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격화돼 왔다. 은행권은 클래리티 법에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허점’을 봉쇄하는 문구를 넣기 위해 로비를 강화했고, 크립토 기업들은 “이미 통과·서명된 법의 일부를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다시 뒤집으려 한다”며 은행권을 비판하고 있다.
크라켄은 DL뉴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결제망 ‘직접 연결’이 던지는 파장
크라켄의 마스터 계정 승인과 스테이블코인 이자 논쟁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한다. 크립토 기업이 ‘결제’와 ‘예금 유사 기능’까지 제도권에서 수행하게 될 경우, 은행의 역할은 어디까지 재정의될 것이냐는 문제다.
당장 시장은 크라켄 사례가 다른 거래소와 크립토 금융사들의 연준 접근 경쟁을 촉발할지, 혹은 은행권 반발로 연준 차원의 정책 프레임워크가 더 보수적으로 정리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규제의 빈틈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길어질수록, 크립토와 전통 금융의 경계는 더 빠르게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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