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달러 저가 줍기… 이더리움 고래, 5일 새 130만 ETH 사들이며 사상 최대 축적
2026/02/12

5일 동안 이더리움 축적 지갑으로 약 26억달러 규모 130만 ETH가 유입되며 잔고가 사상 최대 2,700만 개를 기록했다. ETH 가격이 2,000달러를 하향 이탈해 단기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800·1,500달러 구간이 다음 주요 지지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억달러 '저가 줍기'… 이더리움 고래, 5일 새 130만 ETH 사들이며 사상 최대 축적 / TokenPost.ai

26억달러 '저가 줍기'… 이더리움 고래, 5일 새 130만 ETH 사들이며 사상 최대 축적 / TokenPost.ai

이더리움 고래, 5일 새 26억달러 매수…ETH 2,000달러 붕괴에도 ‘저가 줍기’ 가속

이더리움(ETH) 가격이 2,000달러(약 2억 8,988만 원) 아래로 미끄러졌지만, 대형 보유자들의 매수세는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장기 투자 성향의 ‘축적(Accumulation) 지갑’으로의 이더리움 유입이 지난 금요일 이후 급증하면서, 단기 급락과 별개로 중장기 가격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더리움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약 38% 급락한 ETH는 주요 지지선을 잇따라 하향 돌파했다. 축적 지갑의 평균 매수 단가, 현물 이더리움 ETF 투자자들의 매입 단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000달러 선까지 모두 무너졌다. ETH/USD는 현재 사상 최고가 4,950달러(약 7억 1,783만 원) 대비 60% 이상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상당수 보유자가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수요일 기준 이더리움 가격이 1,954달러(약 2억 8,340만 원)를 기록하면서, 이익 구간에 있는 이더리움 주소 비율은 41.5%에 그쳤다. 반대로 58% 이상의 주소는 매수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며 ‘깊은 물’에 빠진 상태다. 이 가운데 투자자 톰 리와 연관된 세계 최대 이더리움 보유 재무금고 ‘BitMine’의 미실현 손실은 80억달러(약 11조 5,952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 보유자도 압박을 피하진 못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집계에 따르면, 축적 지갑의 평균 취득 단가는 2,580달러(약 3억 7,445만 원) 수준으로, 현 시세가 이들 ‘고래’들의 평단가 밑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블룸버그의 제임스 세이파트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현 시세 기준 이더리움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를 약 3,500달러(약 5억 748만 원)로 추산하며 “비트코인(BTC) ETF 투자자보다 더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더리움 축적 지갑으로는 대규모 물량이 쓸려 들어가고 있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 동안 축적 지갑으로 유입된 ETH는 약 130만 개, 금액 기준으로 약 26억달러(약 3조 7,684억 원)에 달했다.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 CW8900는 최근 분석에서 “이더리움의 ‘풀스케일(전면적) 축적’은 이미 2025년 6월부터 시작됐으며, 현재는 그때보다 더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가격대는 이더리움 고래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매수 행진에 힘입어 축적 지갑이 보유한 총 이더리움 잔고는 사상 최대인 2,700만 개를 기록했다. 2026년 들어 ETH 가격이 약 34.5% 하락했음에도, 축적 지갑 잔고는 같은 기간 20% 이상 증가했다. 출금 이력이 없고, 지속적으로 ETH를 모으기만 하는 이 지갑들은 장기 보유자, 기관투자자, 혹은 이더리움을 전략적으로 축적하는 대형 주체로 추정된다. 과거 데이터상 이들 주소로의 유입이 크게 튀어 오를 때마다, 이후 수주~수개월 내 가격 반등이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 신호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실제 2025년 6월 22일, 축적 지갑으로 유입된 ETH 규모는 당시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고, 약 30일 뒤 이더리움 가격은 거의 85% 급등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축적 지갑 유입이 다시 한 번 폭증한 뒤, ETH는 약 25% 랠리를 연출했다. 다만 이번에도 과거 패턴이 반복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단기 가격 흐름은 여전히 약세다. ETH/USD는 2,000달러라는 핵심 지지선을 지키는 데 실패했고, 기술적 분석가들은 이 구간 회복 여부를 단기 방향성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온체인 지표 URPD(실현 가격 분포)를 기반으로 보면, 2,000달러 아래 주요 지지 구간은 1,880달러(약 2억 7,258만 원), 1,580달러(약 2억 2,932만 원), 1,230달러(약 1억 7,835만 원) 인근에 형성돼 있다.

1,800달러·1,500달러·1,200달러…이더리움 다음 지지선은

단기 시장에서는 2,000달러 회복이 실패할 경우 추가 하락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온체인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는 X(구 트위터)에서 “ETH가 2,000달러 위를 지키는 데 실패했고, 이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다음 주요 지지선은 1,800~1,850달러(약 2억 6,089만~2억 6,362만 원)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분석가 크립토 타노스 역시 “이번 주 안에 2,000달러를 되찾지 못하면 1,500달러(약 2억 1,741만 원) ETH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다 장기 차트를 보는 트레이더 레이디트레이더Ra는 월봉 기준 과거 가격 움직임을 근거로 “이더리움은 결국 750~1,000달러(약 1억 875만~1억 4,494만 원) 구간을 재시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래스노드의 URPD 지표 역시, 많은 투자자들의 매입 단가가 2,000달러 위에 밀집해 있는 반면, 그 아래 구간(1,880·1,580·1,230달러 인근)에서는 제한적인 매물대만 포착된다고 보여준다. 이는 하락 시 해당 구간에서 단기 저항(손절 물량)보다 신규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앞서 코인텔레그래프는 ETH/USD가 2,100달러 지지 방어에 실패할 경우, 하락 목표가 1차로 1,750달러(약 2억 5,364만 원), 이후 1,530달러(약 2억 2,197만 원)까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시장 참여자들 역시 대체로 1,700달러대 중반과 1,500달러 초반을 단기 분수령으로 의식하는 분위기다.

‘장기 축적 vs 단기 공포’…이더리움 투자 심리 양극화

현재 이더리움 시장은 장기 축적과 단기 공포가 공존하는 전형적인 약세 국면에 놓여 있다. 가격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밀려 있고, ETF·고래 투자자들 상당수가 평가손실을 보고 있지만, 같은 시점 축적 지갑의 보유량은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고점 대비 큰 폭의 할인 구간이라는 인식이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 반면, 단기 트레이더들은 2,000달러선 붕괴와 하방 지지 테스트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현물 ETF가 본격 도입된 이후, 온체인 투자자와 전통 금융 투자자의 평균 매입 단가가 상이하게 형성되면서, 조정장마다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이더리움이 1,800~1,500달러대 주요 기술·온체인 지지 구간에서 매수세를 재확인하며 바닥을 다질 수 있을지 여부다. 현재 축적 지갑의 공격적 매수는 중장기적으론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지만, 단기 가격 조정을 막아 줄 ‘방패’가 되리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온체인 축적 흐름, ETF 자금 유입·유출, 거시 환경을 함께 점검하며, 이더리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