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리니 리서치가 ‘AI로 인한 일자리 붕괴·소비 위축’ 시나리오를 제시하자 기술주 매도세가 확산되고 비트코인은 한때 6만30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아서 헤이즈 등은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비트코인이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6만3000달러 붕괴… ‘AI 일자리 쇼크’에 비트코인 흔들렸지만, 헤이즈는 ‘유동성 랠리’ 본다 / TokenPost.ai
AI 비관론이 월가를 흔들었다.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 보고서가 ‘일자리 붕괴’와 ‘소비 위축’ 시나리오를 제시하자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번졌고, 가상자산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다만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등 일부 크립토 시장 관측통은 이런 충격이 오히려 비트코인(BTC) 가격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주말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된 해당 보고서는 인공지능(AI)이 더 똑똑해질수록 화이트칼라를 대거 대체하고, 그 결과 소비지출이 급감해 산업 전반과 국가 경제까지 흔들 수 있다는 단일 가설을 핵심으로 삼았다. 공동 저자인 알랍 샤(Alap Shah)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고 밝혔다. “작은 반응 정도로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컸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보험, 은행, 배달 등 다양한 업종이 AI 자동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지목했다. 시장은 이를 ‘AI 버블’ 우려와 결합해 받아들이며 관련 종목을 대거 매도했고, 결제·배달주 등 광범위한 기술주 약세가 나타났다. 위험자산 선호가 꺾이면서 가상자산도 압력을 받았고, 비트코인(BTC) 가격은 한때 6만30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가며(약 9078만3000원) 10월 이후 처음으로 해당 구간을 하회했다.
당시 하락은 이미 진행 중이던 조정장을 더 깊게 만들었다.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줄었고, 시장 전반에서는 ‘기술주-크립토 동조화’가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거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 비트코인(BTC)이 독자적으로 방어하기보다는, 주식 등 위험자산과 함께 흔들리는 국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결제 구조를 바꾼다
흥미로운 부분은 보고서 자체가 크립토를 길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트리니 리서치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가 상거래를 자동화하는 시대로 가면, 이들이 전통 결제망보다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정산이 거의 즉시 이뤄지고, 거래 비용이 ‘1센트의 일부’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카드사·결제대행 등 기존 결제 기업의 수익성이 압박받고 관련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월가가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단순한 AI 성장 기대를 넘어 ‘기존 산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는 공포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침체가 오면 ‘유동성’이 온다…비트코인 강세론의 논리
그럼에도 크립토 시장 내부에서는 정반대의 해석이 고개를 든다. 보고서가 묘사한 대규모 해고와 경기 침체가 현실이 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결국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BTC)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카이코(Kaiko) 리서치 애널리스트 로랑 프라우센(Laurens Fraussen)은 DL뉴스에 팬데믹 이후 국면을 예로 들었다. 경기가 바닥을 치면 연준은 종종 완화적 정책으로 선회하고, 통화 공급 확대가 진행될 때 비트코인(BTC)이 상승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통화량 증가와 ‘화폐 가치 희석’ 우려가 맞물리면 비트코인(BTC) 같은 대안 자산 선호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이자 메일스트롬(Maelstrom)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도 비슷한 관점을 내놨다. 그는 2월 중순 블로그 글에서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을 피하려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경제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헤이즈는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압력)은 나쁘지만, 결국 법정통화 기반 신용 시스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인 비트코인(BTC)에는 ‘결과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적었다.
다만 이 흐름이 곧장 비트코인(BTC) 강세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기술주 조정이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실제 시장이 연준의 완화 전환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침체 공포→현금 선호’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AI 충격이 노동시장과 소비의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질수록, 비트코인(BTC)을 둘러싼 거시 내러티브는 다시 한 번 ‘유동성’과 ‘통화 가치’ 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