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가 이끄는 비트마인이 이틀 만에 4만5,000 ETH를 8,900만 달러(약 1,288억 원) 규모로 추가 매수하며 이더리움 국고 보유 경쟁을 키웠다고 전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기존 메인넷에 ‘볼트온’ 방식의 새 레이어를 붙여 검열 저항과 ZK 친화성을 강화하고, 5년 안팎에 주도권 전환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밝혔다.
2일 새 4만5,000 ETH 매집… 톰 리의 비트마인, ‘공급량 5%’ 국고 경쟁 점화 / TokenPost.ai
비탈릭, ‘사이퍼펑크 원칙’ 새 이더리움 레이어 예고…기존 체인과 병행 성장 전략
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 ‘사이퍼펑크 정신’을 앞세운 새로운 레이어를 덧씌우는 방식의 업그레이드 구상을 밝혔다. 완전히 새 체인을 만드는 대신, 현재 인프라와 긴밀히 연결된 확장 레이어를 구축해 검열 저항성, 영지식 증명(제로 지식) 친화성, 합의 구조 단순화 등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부테린은 X(옛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가 “원래 이더리움은 분산과 레이어2, 앱체인, 기관 참여 등으로 ‘느리고 고통스러운 분열’을 겪게 놔두고, RISC‑V 기반 ‘사이퍼펑크 체인’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라”고 제안하자, 이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자신의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나는 오히려 더 야심 찬 일을 하려 한다”며 “현재 시스템에 ‘볼트온(bolt‑on)’ 되는 ‘사이퍼펑크 원칙의 보기 좋고(non‑ugly) 이더리움’을 만들고, 기존 체제와 최대한 밀접하게 통합·상호운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볼트온’ 구조는 기존 이더리움 메인넷을 버리지 않고, 그 옆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레이어를 붙여 함께 성장시키는 접근이다. 단순한 사이드체인이나 별도 레이어2라기보다, 합의 구조와 프로토콜 수준에서 긴밀히 맞물리는 확장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 레이어는 검열 저항 강화, 영지식 암호 기술과의 높은 호환성, 불필요한 복잡성을 줄인 합의 메커니즘을 핵심 목표로 삼는다.
부테린은 또 이 계획의 시간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 보조 코딩과 검증 도구의 발전을 전제로 할 때, 5년 안팎,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이 새 레이어가 사실상 주도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며 “그 시점에는 기존 이더리움 프레임워크를 새로운 시스템 안에서 재구현하는 방향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이더리움을 단번에 갈아엎기보다, ‘새 레이어가 성장하며 옛 구조를 흡수하는’ 장기 전환 전략을 암시한 셈이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이더리움을 둘러싼 ‘분절화(fragmentation)’ 논쟁이 깔려 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와 레이어2 확장 솔루션의 핵심 인프라이지만, 템포(Tempo), 재구현 클라이언트(reth), 각종 레이어2, 앱 전용 체인, 기관 대상 솔루션 등이 난립하면서 유동성과 사용자 경험이 여러 네트워크로 갈라지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커뮤니티 일각에선 “차라리 처음부터 사이퍼펑크 원칙에 충실한 새 체인을 만들자”는 급진적 제안까지 나온 상태다.
현재 이더리움 거버넌스 논의에서는 검열 저항성 강화를 위한 ‘강제 포함 목록(forced inclusion list)’ 도입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합법적인 트랜잭션을 검열하는 밸리데이터를 억제하기 위해,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거래는 밸리데이터가 반드시 포함하도록 강제하는 메커니즘이다. 이와 함께, 멀티시그(다중 서명)·양자 저항성 등을 지원하는 지갑 보안 사양 고도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부테린이 새 레이어에서 강조한 원칙과 맞닿은 논의들이다.
가격 측면에서,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이더리움은 트레이딩뷰(TradingView) 집계에 따르면 약 1,960달러(약 2억 8,397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7일 동안 약 4% 하락한 흐름이다. 사이퍼펑크 원칙을 전면에 내세운 부테린의 ‘볼트온 이더리움’ 청사진이, 분절화 우려와 규제 압력 속에서 이더리움의 기술·거버넌스 방향성을 재정렬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톰 리 이끄는 비트마인, 이틀 만에 ETH 4만5,000개 매집…이더리움 국고 경쟁 ‘점화’
한편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는 대규모 국고(treasury) 보유 경쟁도 뜨겁다. 리서치 업체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창업자이자, 2025년 6월부터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 회장을 맡고 있는 톰 리가 이끄는 비트마인이 단 이틀 만에 4만5,000 ETH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체인 분석 계정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최근 이틀 사이 약 8,900만 달러(약 1,288억 원) 규모의 ETH를 사들였다. 전날 두 차례 트랜잭션으로 3만5,000 ETH를 약 6,9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매수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1만 ETH를 약 1,950만 달러(약 2,822억 원)어치 추가 매집했다. 회사가 밝힌 목표는 이더리움 총 공급량의 5%를 확보하는 것이다.
비트마인은 원래 비트코인(BTC) 채굴 중심 사업 구조였지만, 톰 리 취임 이후 스트레티지(Strategy)가 비트코인을 자산처럼 장기 보유하는 모델을 벤치마크해, 이더리움 국고 운용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채굴 수익 극대화보다, 이더리움을 재무자산으로 쌓고 스테이킹 수익과 가격 상승 잠재력을 동시에 노리는 구조다.
최신 집계 기준 비트마인은 약 440만 ETH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이더리움 총 공급량의 약 3.6%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 가운데 300만 ETH 이상이 스테이킹 상태다. 회사는 이와 별개로 기관·대형 투자자를 겨냥한 자체 스테이킹 솔루션 ‘MAVAN’ 출시도 예고했다. 해당 서비스는 이 분기 안에 론칭될 예정으로, 가동 이후 비트마인이 보유한 대규모 물량이 본격적으로 스테이킹·수익화 구조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공격적 매집으로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국고 보유사 가운데 1위 자리에 올랐다. 샤프링크(SharpLink), 디 이더 머신(The Ether Machine), 비트 디지털(Bit Digital), 코인베이스(Coinbase) 등을 제친 규모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분기 2,460 ETH를 추가 매수하며 현재 총 15만1,175 ETH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기업의 이더리움 국고 경쟁은 가격 측면뿐 아니라 스테이킹 구조와 네트워크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량 보유 주체가 늘어나면 검증자 세력이 특정 기업·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동시에, 한편에선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강한 손’이 유입되면서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디파이(DeFi),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등 생태계 전반에 장기 자본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
여전히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와 탈중앙금융의 ‘기본 인프라’로서, 스테이블코인 및 실물자산 토큰화(RWA) 실험의 중심에 서 있다. 비탈릭 부테린의 ‘사이퍼펑크 원칙’ 새 레이어 구상과 톰 리의 비트마인이 이끄는 대규모 ETH 국고 축적이 맞물리면서, 향후 몇 년간 이더리움은 기술 구조와 지분 구조 양측에서 동시에 큰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