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7,000만 달러(약 3,916억 원) 코인베이스행… 블랙록 ‘설정·상환’ 신호탄인가
2026/02/21

블랙록이 비트코인 2,563개와 이더리움 49,852개 등 총 2억 7,000만 달러(약 3,916억 원)를 코인베이스 프라임으로 옮겼고, 같은 기간 IBIT·ETHA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집계됐다고 전했다.

CME는 5월 29일부터 크립토 파생상품 24시간 거래로 전환하고,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와 실물자산(실버) 비축 움직임이 맞물리며 전통금융-크립토-실물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2억 7,000만 달러(약 3,916억 원) 코인베이스행… 블랙록 ‘설정·상환’ 신호탄인가 / TokenPost.ai

2억 7,000만 달러(약 3,916억 원) 코인베이스행… 블랙록 ‘설정·상환’ 신호탄인가 / TokenPost.ai

블랙록(BlackRock)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대량으로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으로 이동시키고, CME그룹과 하이퍼스케일데이터(Hyperscale Data)가 각각 파생상품 거래 시간 확대와 실버(은) 준비금 전략을 내놓으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결합 흐름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ETF 자금 유출과 파생상품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권 시장의 인프라 확장과 자산 다각화 움직임은 중장기적인 ‘크립토–실물 자산’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읽힌다.

블랙록, 비트코인·이더리움 2억 7,000만 달러 코인베이스로 이체

온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블랙록은 금요일 자사 주요 크립토 펀드에서 상환이 급증하는 가운데 코인베이스 프라임으로 비트코인 약 2,563개와 이더리움 49,852개를 입금했다. 해당 물량은 비트코인 기준 약 1억 7,300만 달러(약 2,510억 원), 이더리움 기준 약 9,700만 달러(약 1,406억 원) 규모로, 총 2억 7,000만 달러(약 3,916억 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영국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 ‘아이빗(IBIT)’에서는 최근 3거래일 동안 약 3억 6,800만 달러(약 5,344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에서 빠져나간 4억 400만 달러(약 5,863억 원)의 대부분을 블랙록 한 종목이 차지한 셈이다.

이더리움 ETF ‘ETHA’에서도 같은 기간 1억 400만 달러(약 1,509억 원)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블랙록의 대규모 온체인 이동은 통상 ETF 지분의 ‘설정·상환’ 과정에 활용되는 것으로, 단순 매도 신호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투자자 수요에 맞춰 ETF 발행 물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수탁사와 거래소 간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스테이블코인 논의 이후 가격 반등…ETF 유출과 엇갈린 흐름

이 같은 자금 유출과 온체인 이동은 백악관과 은행·크립토 기업 간 ‘스테이블코인 이자(리워드)’ 논의를 계기로 시장이 반등한 직후에 나왔다. 논의는 미국 ‘시장 구조 법안(Market Structure Bill)’ 협상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백악관 협상단은 은행들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을 허용하는 규율 체계를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행 금융 규제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방향성을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회의 직후 비트코인은 6만 8,000달러(약 9억 8,663만 원)를 상향 돌파했고, 이더리움은 2,000달러(약 2,901만 원)에 근접했다.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이후 조정을 거친 현재 비트코인은 약 6만 7,500달러(약 9억 7,013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기준 1.4% 상승 흐름을 유지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현물 ETF에서 이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백악관이 스테이블코인 인센티브 구조를 제도권 금융과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규제 불확실성 리스크’와 ‘제도권 편입 기대감’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블랙록과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의 ETF 설정·상환 패턴이 앞으로도 온체인 데이터와 함께 ‘유동성 선행 지표’로 주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CME, 5월 29일부터 크립토 선물·옵션 24시간 상시 거래 전환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CME그룹은 5월 29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디지털 자산 선물·옵션 상품에 대해 24시간 상시 거래를 허용할 계획이다. 거래는 CME 글로벡스(Globex)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며, 주말에 짧은 점검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논스톱’으로 운영된다. 이 변경안은 시행 전 관련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CME그룹 고위 임원 팀 맥코트는 “규제되고 투명한 크립토 상품에 상시 접근권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언제든 포지션을 관리하고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주식·파생상품 시장의 시간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24시간 돌아가는 현물 크립토 시장의 리듬에 최대한 맞추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CME의 크립토 상품 수요는 이미 크게 늘어난 상태다. 2025년 기준 명목 거래 규모는 3조 달러(약 4경 3,527조 원)에 달했으며, 2026년 초 기준 일평균 거래 계약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40만 7,200건을 기록했다. CME는 2017년 비트코인 선물을 시작으로, 2021년 이더리움 선물을 추가했고, 올해 2월에는 에이다(ADA), 체인링크(LINK), 스텔라(XLM)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상품도 도입하며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비트코인 파생상품 전체 미결제약정 규모는 최근 약 440억 달러(약 63조 8,396억 원) 수준으로 다소 줄었지만, 미국의 디지털 자산 정책이 계속 진화하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의 규제된 시장 선호는 여전히 견고한 상태다. CME의 24시간 거래 전환은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기업 트레이저리 등 ‘전통 머니’가 변동성이 큰 크립토 시장에 보다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이퍼스케일데이터, 최대 10만 온스 실버 비축…비트코인·귀금속 병행 전략

AI 특화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영위하는 하이퍼스케일데이터는 최대 10만 온스 규모의 실버를 장기 비축하는 ‘실버 리저브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에 ‘GPUS’ 티커로 상장돼 있으며, 이번 실버 매입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달러 코스트 에버리지(DCA·정액분할 매수)’ 방식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회사 측은 공시에서 실버 매입 재원은 보유 현금과 기존 유동성을 활용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턴 ‘토드’ 올트 3세 이사회 의장은 실버를 “장기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며, 회사 재무제표를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사업 확장 여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최근 3,540만 달러(약 513억 원) 규모의 지분 조달에 이은 것으로, 당시 회사는 추가 비트코인과 함께 금, 실버, 구리 등 실물 자산 편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실버 가격 조정 국면에서 나왔다. 실버는 1월 말 온스당 120달러(약 17만 4,109원)를 웃도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약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약 36% 하락해 현재 온스당 77달러(약 11만 1,722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간 기준으로는 약 5% 반등한 상태다.

실버 비축 발표 이후 GPUS 주가는 8% 상승 마감했지만, 연초 이후로는 여전히 28%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채굴과 AI 데이터센터라는 미래 성장 스토리에 더해, 실버를 포함한 실물 자산을 ‘방어적 버퍼’로 쌓아두려는 시도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어느 정도 완충해 줄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전통 금융–크립토–실물 자산,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수렴 중

블랙록의 ETF 자금 유출과 대규모 온체인 이동, CME의 24시간 크립토 파생상품 거래 전환, 하이퍼스케일데이터의 실버 준비금 전략은 얼핏 별개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실물 자산이 하나의 포트폴리오 체계 안에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 ETF 자금이 빠져나가고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이 줄어드는 구간이 나타나더라도, 제도권 파생상품 인프라 확장과 실물 자산 비축 전략은 ‘리스크 관리와 헤지’를 전제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장기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 특히 백악관이 스테이블코인 보상 구조를 제도권 은행과 연결하려는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친(親)크립토 기조와 맞물리며 규제 환경이 점진적으로 ‘활성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향후 시장에서는 블랙록과 같은 대형 운용사의 ETF 설정·상환 패턴, CME를 비롯한 규제 시장의 파생상품 수요, 그리고 비트코인 채굴·AI 인프라 기업의 실물 자산·크립토 동시 보유 전략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크립토 가격 변동성뿐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가격 움직임보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실물 자산이 어떤 규제·회계 틀 안에서 하나의 자산군으로 정리되어 가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